'싼' 엔화 사고 '비싼' 달러 팔고…변동성에 바쁜 환테크족

입력 2023-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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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곧 끝나” 엔화예금 1조엔 육박
원달러 환율 9개월만에 최고치 찍어
달러예금 8월 들어 36억달러 감소

최근 역대급 엔저 현상 속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찍는 등 강달러 현상이 돌아오자 ‘환테크(환율과 재테크)족’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오를 때 팔기 위해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반면 기존에 달러를 사뒀던 예금주들은 고점에 올랐다고 판단해 팔고 있는 것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7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599억4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이들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635억5200만 달러로, 보름 사이에 36억800만 달러 급감했다. 이는 이날 원·달러 환율 마감가(1338.3원) 기준으로 4조8275억 원 줄어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시중은행 달러예금 잔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이 갈리면서 서둘러 환차익을 보려는 예금주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달러 환율 급등은 중국발 이슈 등 시장 심리와 수급에 의한 상승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원 오른 1342.6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1일 원·달러 환율인 1273.8원과 비교해 68.8원(5.40%)이나 올랐다. 1260원대까지 환율이 떨어졌던 지난달 중순에 달러를 사들였다면, 불과 한 달 만에 6%가 넘는 수익률을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이슈가 잠잠해질 때까진 환율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환율이 떨어질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1350원이 단기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말에는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 긴축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잦아들어야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금리 동결 시 연말께 1200원 중후반 정도로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엔화예금 잔액은 1조 엔에 육박했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9677억 엔으로 지난달(9801억 엔)보다 36억 엔 줄었지만, 여전히 1조 엔에 육박한 수치다. 엔화예금 잔액은 원·엔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5월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부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 환차익을 노린 환테크족의 차익 실현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엔 환율은 900원대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3.16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921.41원)보다 1.75원 올랐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일본이 물가에 대응이 필요하겠다고, 시사하면서 3분기를 변곡점으로 물가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4분기에는 엔화가 현재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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