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엔데믹 유탄에 신음...하반기 구원투수는 ‘골프·글로벌’

입력 2023-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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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ㆍ삼성패션ㆍLF, 일제히 2분기 영업이익 감소...내수 부진 탓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컨템포러리 퍼포먼스 골프웨어 '왁(WAAC)' (사진제공=코오롱FnC)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컨템포러리 퍼포먼스 골프웨어 '왁(WAAC)' (사진제공=코오롱FnC)

코로나19 팬데믹 보복 소비로 한때 활황이던 K패션의 고민이 깊다. 엔데믹이 본격화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패션 소비가 줄고 있는 탓이다. 여기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2분기 국내 주요 패션업체는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업계는 저마다 하반기 반전을 위한 복안을 마련 중인데, 그 중에서도 K스포츠패션의 대표 주자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의와 휠라홀딩스는 중흥기를 맞은 골프 카테고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패션기업 최초로 2조 매출을 달성하고 지난 1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간 삼성물산 패션부문마저 실적이 추락해 업계의 위기감은 고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줄었다. 다만 매출 5240억 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산하 한섬의 2분기 영업이익은 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8%나 대폭 줄었고, 매출액도 3457억 원으로 작년보다 3.3%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8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5% 줄었고, 매출액도 13.1% 줄어든 3338억 원에 그쳤다. LF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고, 영업손실도 14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위기의 그림자는 스포츠를 앞세운 K패션 기업에도 드리워졌다. 코오롱FnC의 2분기 영업이익은 171억 원으로 27.2% 감소했다. 그나마 매출 33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휠라홀딩스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 줄어든 91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 1조1470억 원을 기록했다.

골프 브랜드, 전체 매출 견인차 역할...하반기도 ‘나이스 샷’ 기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난망한 가운데 업계는 그나마 상반기 실적 호조를 이끈 골프 패션 브랜드 확대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실제로 휠라홀딩스의 경우 골프 관련 자회사인 아쿠쉬네트 부문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분기 최대 매출 9060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타이틀리스트’의 견고한 브랜드 수요, 공급망 안정화에 따른 물류비용 감소, 주력 브랜드 후원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 환율 상승효과 등이 실적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이에 따라 휠라홀딩스는 아쿠쉬네트를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골프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코오롱FnC도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탄탄한 실적을 유지해온 ‘코오롱스포츠’와 함께 ‘지포어’ ‘왁’ ‘골든베어’ 등 골프 브랜드가 견조한 성장을 하면서 전체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이에 하반기에도 해당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 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스튜디오톰보이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스튜디오톰보이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中 시장 확대ㆍ신세계인터, 스튜디오톰보이로 반전 노려

특히 지난해 자회사로 분리한 왁을 통해 중국 사업 확장에 나선다. 코오롱FnC는 2017년 중국 안타그룹과 합작사(코오롱스포츠 차이나)를 세운 코오롱스포츠처럼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으로 왁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지 파트너사를 물색 중인 왁은 하반기 중국에서 단독 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 오는 9월 1일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에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와 지컷의 영업권을 양도하기로 결정한 만큼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까지 3개 브랜드 리빌딩을 단행한다. 이후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처럼 각 사가 앞 다퉈 매출의 무게 중심을 해외로 옮기는 것은 내수보다 수요가 월등히 많은 중국, 미국 등이 결국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안착한 K패션 기업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F&F는 올 2분기 매출 4055억 원, 영업이익 110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15.9% 각각 증가한 규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하반기에도 여행 수요가 늘고 의류 소비는 위축될 것이라, 계속 수요가 있는 골프 패션 외에 내수에서 매출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K패션 기업이 전체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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