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로 10% 이상 빠진 비트코인…"일시적 가격조정" 낙관론도

입력 2023-08-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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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긴축 장기화ㆍ中 경제리스크…SEC항소 법원 승인까지 영향미쳐
"항소 승인, 증권성 판단 영항 無"…장기홀더에 의한 상승 가능성

비트코인 가격이 6월 ‘블랙록 비트코인 ETF’ 호재로 인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2만6000 달러 대까지 급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 중국 부동산발 경제 리스크과 더불어 미국 법원의 증권거래위원회(SEC) 리플 소송 항소 승인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하락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고 “불안해 할 필요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6일부터 지속 하락하며 지난 주말 사이 10% 이상 급락했다. 6월 말 블랙록 등 대형 전통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소식으로 인한 상승분 모두 반납한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약 2만6066달러로, 2만6000달러 선을 횡보 중이다.

이번 하락은 거시 경제적 리스크와 함께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가상자산 증권성’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석문 코빗리서치 센터장은 18일 이번 하락의 배경을 △美 통화정책 리스크 △중국발 경제 리스크 △미 법원의 SEC 리플 판결 항소 승인 등으로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여러 데이터가) 연준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채권 시장 금리가 치솟았고, 헝다 그룹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또 다른 부동산 개발 기업 비구이위안도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른 불안감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거시 경제적 리스크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정 센터장은 최근 SEC가 제기한 리플 판결에 대한 항소를 미국 법원이 승인한 것 역시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다만 “시장의 이분법적 프레임이 이를 악재로 받아들여 리플(XRP)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해 SEC 항소가 실질적 악재가 아님에도 시장이 악재로 받아들였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EC의 항소장 내용을 보면 SEC는 ‘리플이 증권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리플사가 리플을 판매한 행위가 투자계약이고, 이것이 증권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 같은 SEC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SEC와 리플의 소송은 물론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 역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 센터장은 “항소 승인이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심지어 항소법원이 SEC의 요청을 받아들일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하락에 대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는 20일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의견 제시했다. 크립토퀀트 분석에 따르면 이번 하락 국면에 거래소로 입금된 비트코인의 97%가 보유 기간 6개월 미만의 단기 보유 비트코인이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정점에 도달할 경우 ‘장기 홀더’보다는 ‘단기 홀더’가 시장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고, 이 경우에는 가격이 상승하기보단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회사는 이번 하락을 일시적인 가격 조정으로 보며, ‘장기 홀더’에 의한 상승 가능성 역시 높다고 보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보이기 전 회복국면에서 이러한 패턴은 자주 발생한다”면서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발생했지만, 곧 장기 홀더들이 시장을 주도해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가격 하락은 (비트코인 가격의) 사이클로 보면 일반적인 현상으로 판단되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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