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 빚 9조5000억 원 늘었다… 3분기 만에 증가 전환

입력 2023-08-22 12:00 수정 2023-08-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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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 발표
가계대출 10조1000억 증가… 4분기 만에 증가 전환
주담대 잔액 역대 최대… 증가 규모 확대
금융당국, 실태 점검 나서는 등 가계부채 축소 주력

우리나라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가 다시 불어나고 있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계신용(빚) 잔액이 3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주택 거래가 회복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더불어 빚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도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 원으로 올해 1분기 말과 비교해 9조5000억 원 늘었다. 3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으며, 2021년 4분기(+17조4000억 원)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택거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개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판매신용 감소세가 계절요인으로 둔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0조1000억 원 증가했다. 4분기 만의 증가 전환이다.

상품별로는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가 같은 기간 14조1000억 원 늘며 전 분기(+4조5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담대 잔액은 1031조2000억 원으로, 전 분기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이 1분기 11만9000호에서 2분기 15만5000호로 늘어나는 등 주택 거래 회복 영향이다.

기타대출 잔액 717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조 원 줄었다.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위축 등으로 7분기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가정의 달 등 계절요인 및 증권사 신용공여 증가 등으로 전 분기(-15조5000억 원)보다 감소세가 둔화했다. 증권사 신용공여가 늘었다는 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규모가 확대됐다는 얘기다.

2021년(+123조5000억 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 8000억 원이 줄어들며 증가세를 멈췄다. 2분기 다시 상승했다가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바 있다. 그러나 2분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며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큰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말하는 판매신용 잔액은 2분기 6000억 원 감소한 113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할부 금융회사의 할부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감소했지만, 계절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증가하며 전체 판매신용의 감소세가 둔화했다.

서정석 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규모는 2020~2021년 중 분기별 30조 원 이상 증가한 시기 등과 비교해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작지 않은 규모로 최근 다시 증가 전환했다"며 "향후 흐름에는 주택경기 회복 양상, 금융 여건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과 정부 등 금융 당국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감독 당국이 실태점검에 나서는 등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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