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유일 대만 수교국’ 과테말라 대통령에 친중 좌파 정치인 당선

입력 2023-08-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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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발로, ‘부패 척결’ 돌풍에 힘입어 막판 뒤집기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대만과도 좋은 관계 유지”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 과테말라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한 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과테말라시티 /AP연합뉴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 과테말라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한 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과테말라시티 /AP연합뉴스
중미의 유일한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에서 외교관 출신의 친중 좌파 정치인 베르나르도 아레발로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중미 과테말라에서는 풀뿌리운동 소속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전 외무차관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99%의 표가 집계된 시점에서 아레발로 전 외무차관의 득표율은 58%에 달했다. 상대 후보인 우파 진영의 산드라 토레스 후보의 득표율(37%)을 크게 앞섰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부패한 정치의 쇄신 요구하는 여론에 힘입어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의 지지율은 선거 전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제1차 투표 때 득표율도 상대 후보인 토레스후보에 밀렸다. 제1차 투표 당시에는 토레스 후보의 득표율이 21.10%로 선두를 달렸고, 아레발로 당선인의 득표율은 15.51%에 그쳤다.

현지 주요 언론들은 그의 공약이었던 ‘부패 척결’이 지난 10년간 집권했던 보수 우파에 대한 불만을 자극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과테말라는 부패, 빈곤, 불법 이주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꼽히고 있다. 그는 “기득권 부패로부터 국가를 구해내자”, “교육과 보건 분야의 지출을 늘리자”, “과감한 투자 확대로 경제를 재건하자”는 구호를 내세워 선거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내년 1월 14일부터 4년간 과테말라를 이끌게 된다. 아레발로 당선인이 대권을 잡게 되면서 과테말라에서는 ‘부자 대통령’이 탄생하게 됐다. 아레발로 당선인의 부친은 1944년 과테말라 혁명 이후 처음으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첫 좌파 민선 대통령’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후메호 전 대통령이다.

국제사회는 친중 성향의 아레발로 당선인의 집권 이후 외교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과테말라는 전 세계 13개밖에 없는 대만 수교국 중 하나이며, 중미에서는 유일하게 대만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수교국인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위해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결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진행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며 “상호 존중의 틀 안에서 중국, 대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과 대만의 긴장 관계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만큼 양국과 동시에 좋은 외교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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