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만에 자사주 3번 처분한 이 기업…이차전지 금양 주가 “발판” vs “함정”

입력 2023-08-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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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증권)
▲금양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증권)

이차전지 기업 금양이 또다시 자기주식 처분에 나선다. 최근 3개월 들어서만 세 번째다. 금양은 앞서 5월과 7월 두 차례 자사주 처분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한 이력이 있다. 다만 이차전지 부문 성장 기대감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이번 처분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양은 자기주식 20만 주(총 253억 원 규모)를 이날 개장 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는 내용을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1주당 가격은 12만6520원으로 전일 종가(13만2900원)에 4.8% 할인 적용한 수준이다.

처분 배경은 지난달부터 금양이 진행해온 에스엠랩 지분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금양은 앞서 이사회를 열고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기업 에스엠랩 지분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양은 올해 들어 지난 5월 100만 주를 시작으로 7월과 현재까지 총 3차례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주당 5만2512원에, 7월에는 100만 주를 주당 8만9773원에 팔아치웠다. 처분 주식 가격은 공시 전날 금양 종가에 각각 4%, 4.8%의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이 과정에서 금양의 보통주 자사주 비율은 232만3475주(4.00%)에서 132만3475주(2.28%)로 줄었으며, 현재는 32만4626주(0.56%)까지 내려앉았다. 이번 자사주 처분으로 금양의 남은 자사주는 12만5000여 주로 예상된다.

두 차례 처분 후 금양의 주가는 크게 뛰어올랐다. 지난 5월과 7월 자사주 처분을 발표한 날 금양 주가는 각각 5만4700원, 9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내내 금양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해 월말에는 15만90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자사주 처분이 금양 주가에 다시 한번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시장에서는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사실상 고점을 지나 조정 기간에 접어들며 열풍이 식고 있기 때문이다. 이차전지로 쏠리던 수급은 초전도체, 맥신 등 또 다른 테마주로 옮겨붙으며 빠지고 있다.

앞서 공장 증설과 해외 투자 목적으로 진행된 두 차례 자사주 처분이 금양의 실적과 연동되지 못한 점도 주가 부양 기대감에 부정적이다. 금양은 지난 14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보다 37.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60억 원으로 지난해 22억 원보다 적자 전환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양의 종가는 전일보다 2.48%(3300원) 내린 12만9600원으로 13만 원 아래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47위인 금양의 시총은 7조5170억 원으로 46위 크래프톤(7조6171억 원)과 1000억도 채 차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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