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日 정부 책임 무겁다

입력 2023-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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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내일부터 시작된다. 일본 정부는 앞서 어제 각료회의를 열어 오염수 방류 개시를 결정했다. 태평양 방류 방침을 세운 지 2년 4개월 만이다. 일본은 향후 30년간 태평양 방류를 지속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해 왔다. 그 오염수 총량은 134만 톤에 달한다. 일본 정부가 안전 처리를 자신한다 하더라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는 국제사회 앞에서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어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루어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모든 안전 조치와 풍평(소문)에 대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안전만이 아니라 안심 문제까지 챙겨야 하는 만큼 자신감을 앞세울 계제가 아니다. 기시다 총리가 말한 ‘조치’ 또한 전방위적일 수밖에 없다. 내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는 첫 순간부터 약 30년 후 마지막 한 방울의 오염수가 태평양에 녹아드는 그 순간까지 한 치의 허술함도 없어야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환태평양 연안은 물론 지구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다.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시설이 치명적 피해를 당했는데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등은 초기 사태수습에 실패한 것은 물론 그 이후로도 늑장 대처와 책임 회피, 불투명한 대응 등으로 불신과 불안을 키웠다. 그 우가 결국 오염수 방류에까지 이른 것이다. 과거의 실태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매사에 투명하게 임해 신뢰의 기반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

일본만 믿고 넘어갈 일도 아니다. IAEA는 어제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에서 “오염수 배출 첫날부터 ‘안전 기준 부합’ 여부를 감시·평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방류 현장에 파견된 IAEA 직원들이 감시·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실시간 감시 자료를 국제사회에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철저한 이행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과학·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우리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IAEA 현장사무소를 방문하고 IAEA의 최신 정보를 공유한다는 등의 한일 양국 간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오염수 방류가 계획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진행되면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할 것”이란 설명도 내놓았다. 방심은 금물이다. 일본이 책무를 다하도록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어제 국내 주식시장은 오염수 방류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소금과 해산물 관련 종목부터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천일염 종목이나 식자재 유통 종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리 민심이 출렁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본 오염수 문제로 계속 민심이 동요하는 일이 없도록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 정부, IAEA 등도 정신을 바짝 차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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