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심리학] 연쇄살인 줄고 ‘묻지 마 대량살인’ 늘었다

입력 2023-08-26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과학 기술·시민 안전 의식 향상으로 연쇄살인 쇠퇴기
무차별 대량살인 증가세…미국 총기난사 사건 급증
“연쇄살인 대신 단 한 번의 치명적 행동 선택” 분석도

▲숲에서 범죄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숲에서 범죄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1970~1980년대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범들의 숫자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살인 범죄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그 빈자리를 묻지 마 대량 살인이 채우고 있다. 두 범죄의 원인과 양상은 다르지만, 최근 전 세계 각지에서 늘고 있는 ‘묻지 마 대량살인’ 범죄가 사라진 연쇄살인의 유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때때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 사건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라드퍼드대학과 플로리다굴프코스트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987년에는 최소 두 건 이상의 살인 사건과 관련된 연쇄살인범의 수는 198명, 미국 전역의 피해자 수는 404명에 달했다. 2018년 알려진 연쇄 살인범의 수는 12명, 피해자는 44명이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 시민들의 안전 의식 향상이 연쇄살인 범죄를 크게 줄였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연쇄살인을 같은 사람이 서로 다른 시간에 두 명 이상의 피해자를 살해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수사 기술, CCTV와 같은 감시 체계, 정보 분석 능력 등의 발달로 인해 범행을 숨기는 것이 어려워졌다. 한 건의 살인을 저지른 뒤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기 전에 정체가 발각되기 쉬워진 것이다.

또한 히치하이킹이 줄어드는 등 미국인들의 생활습관도 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 뉴욕 존제이 형사사법대학의 아담 스콧 완츠 조교수는 “‘완전 범죄’라는 개념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개념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15일 미국 코네티컷주 트럼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뉴타운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사용된 무기가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트럼블(미국)/AP연합뉴스
▲지난해 2월 15일 미국 코네티컷주 트럼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뉴타운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사용된 무기가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트럼블(미국)/AP연합뉴스
연쇄살인이 줄었다고 해서 살인 범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한 장소에서 총이나 칼을 사용해 무차별적으로 한 번에 다수의 피해자를 내는 ‘대량 살인’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 비영리재단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총격범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미국 총기 난사 사건은 2014년 273건, 2016년 383건, 2019년 417건, 지난해 647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쇄살인과 대량살인은 원인과 목적, 범죄 양상이 현저히 다르다고 지적해왔다. 연쇄살인범은 대개 왜곡된 욕망에 기인하며 먹잇감을 찾아 은밀하게 범죄를 저지른다. 반면 대량살인의 기저에는 분노가 있으며,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테렌스 리어리 플로리다굴프코스트대학 부교수 겸 데이터베이스팀장은 “연쇄살인과 대량살인 모두 사이코패스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졌다”며 “한때 연쇄 살인범이 됐을 수 있는 일부 사람이 단 한 번의 치명적인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NYT는 연쇄살인과 대량살인의 범죄가 각각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도 짚었다. 과거 소셜미디어 이전 시대의 연쇄 살인범은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오늘날 대량살인 범죄자들은 개방된 현장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죽이는 정치 말고 살리는 정치 해야"
  • "여보! 부모님 폰에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드려야겠어요" [경제한줌]
  • 갖고 싶은 생애 첫차 물어보니…"1000만 원대 SUV 원해요" [데이터클립]
  • 농심 3세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미래 먹거리 발굴 힘 싣는다
  • ‘아빠’ 정우성, 아이 친모는 문가비…결혼 없는 양육 책임 뒷말 [해시태그]
  • 논란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막후 권력자는 당선인 아들
  • 국민연금, 삼성전자 10조 ‘증발’ vs SK하이닉스 1조 ‘증가’
  • "권리 없이 책임만" 꼬여가는 코인 과세…트럭·1인 시위 ‘저항 격화’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199,000
    • +0.82%
    • 이더리움
    • 4,796,000
    • +3.88%
    • 비트코인 캐시
    • 722,500
    • +4.11%
    • 리플
    • 2,040
    • +5.59%
    • 솔라나
    • 346,500
    • +0.76%
    • 에이다
    • 1,448
    • +3.28%
    • 이오스
    • 1,161
    • +0.17%
    • 트론
    • 290
    • +1.05%
    • 스텔라루멘
    • 711
    • -5.4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900
    • +3.14%
    • 체인링크
    • 25,710
    • +10.68%
    • 샌드박스
    • 1,030
    • +20.1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