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미 공장에 대만 근로자 파견 추진했다가 노조 반발...“일자리 훼손”

입력 2023-08-25 15:42 수정 2023-08-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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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숙련 엔지니어 부족에 가동 시점 1년 연기
노조, 의회에 500명 대만 근로자 비자발급 중단 요청 서한 보내
“반도체법 핵심 목표인 ‘일자리 창출’ 훼손”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신주(대만)/AP뉴시스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신주(대만)/AP뉴시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 건설과 관련해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인력 부족에 대만에서 숙련 근로자 파견을 추진하자 현지 노동조합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 건설 현장에 투입할 약 500명의 대만 임시 근로자에 대한 비자를 신청했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 피닉스에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투입해 2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회사는 2024년부터 1기 공정시설의 가동을 시작해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하고, 3㎚ 칩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는 2기 공정 시설은 2026년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첫 생산라인 가동 시점을 2025년으로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류더인 TSMC 회장 지난달 20일 “당초 일정에 따라 현지에 첨단 장비를 설치할 만큼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대만에서 미국으로 숙련된 기술 인력을 파견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TSMC의 대만 인력 파견 계획이 알려지자 애리조나건설노조는 의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해당 비자 발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TSMC가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서 자국 근로자를 데려오는 것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라는 법의 핵심 목표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약 1500명의 노조원은 서한에서 “TSMC는 미 근로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파이프 배관공, 전기 기술자, 금속 노동자 등을 대표하는 14개 노조의 상위 조직이다. 애리조나 공장 건설 현장에 근무하는 약 1만2000명의 근로자 중 25~30%가 노조원이다.

TSMC는 대만 근로자를 임시로 데려오려는 것이며 애리조나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회사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된 이 소규모 그룹은 현지인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지식을 교환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현지화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비자 신청 규모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복잡한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춘 근로자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미국 비자를 신청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TSMC 측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반도체업계가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속에 공격적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 부족이란 장애물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서치 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2030년까지 미국에 1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현재 학위 수여율을 감안하면 6만7000명 정도의 인력 부족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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