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 소비층, MZ로 확대…백화점, ‘아트슈머’ 공략 계속 된다[가보니]

입력 2023-08-27 17:17 수정 2023-09-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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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에서 안드레 사라이바 팝업 부스가 열렸다.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에서 안드레 사라이바 팝업 부스가 열렸다.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세계적인 그라피티(낙서 같은 그림이나 문자) 아티스트 안드레 사라이바의 작품들이 고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안드레는 샤넬, 루이비통과 협업해 국내에서도 유명한 아티스트로 통한다. 백화점 바깥 벽면부터 입구 회전문 그리고 엘리베이터까지 백화점 곳곳에는 앙드레의 그라비티 작품들로 물들어 있었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온통 분홍색 빛깔의 사라이바 작품으로 꾸며진 팝업 부스. 부스 내에는 사라이바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에코백과 아트북, 담요 등이 벽면에 전시돼 있었다. 모두 이곳에서는 진행하는 뽑기 이벤트를 통해 얻을 수 있어 여성 고객들을 한창 끌어모으고 있었다.

이벤트 참여로 굿즈를 얻은 주서현(가명·34)씨는 “유명한 아티스트 작품이라 그런지 에코백에 그려진 그림이 너무 예쁘다”며 “특히 전체적으로 분홍색으로 꾸며져 눈에 띄고 트렌디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곳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는 국내 오세열 작가의 ‘세월의 흔적’ 개인전 전시가 한창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들이 각층 통로를 지나갈 때마다 벽면 군데군데 오 작가의 그림을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했다.

그림을 둘러보던 문선영(69)씨는 “백화점에 쇼핑하러 자주 오지만, 꼭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때론 휴식도 하는 곳인 만큼 그림 작품들도 같이 볼 수 있는 곳을 주로 찾게 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2층 넥스트뮤지엄에서 앤디 리멘터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2층 넥스트뮤지엄에서 앤디 리멘터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명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도 유명 아티스트와 손잡고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 같은 날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은 ‘보통의 우리에게’라는 테마로 미국 출신 작가 ‘앤디 리멘터’의 작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협업 작가인 앤디 리멘터의 개인전 ‘디스 이즈 앤디 리멘터’가 열리고 있는 2층 넥스트 뮤지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을 배경 삼아 인증샷 남기기에 바빴다. 미술품 전시뿐 아니라 카페도 있어 휴식 공간으로 제격이다. 맞은 편에는 앤디 리멘터의 작품을 활용해 만든 굿즈와 그림도 판매 중이었다.

뮤지엄 관계자는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오픈 초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앤디 리멘터의 원본 작품들도 판매했는데, 최고 1800만원대를 호가하는 작품도 26점 중 7개만 남기고 모두 팔린 상황이다. 구매력이 높은 고객들이 그림이 판매되자마자 사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는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등 ‘아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문화 콘텐츠 소비활동을 통해 더 큰 만족감을 느끼려는 ‘아트 슈머(Art+Consumer)’가 백화점의 주요 소비층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백화점은 단순히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서 고객의 만족감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은 실질적인 집객 효과가 높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27일까지 점포 외관과 매장 곳곳을 안드레 사라이바의 그래피티로 꾸미고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 등 주요 점포에 팝업 전시와 포토존도 마련한다.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28일부터 29일 안드레 사라이바가 직접 작품을 그리는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쳐진다.

롯데백화점은 세 명의 아티스트와 손잡고 아트 마케팅을 전개한다. 잠실점, 본점과 대구점 등 14개 점포를 일상과 정물을 소재로 단순하면서 강렬한 색채를 표현하는 미국 출신 작가 ‘앤디 리멘터’의 작품으로 꾸몄다. 또 부산본점·인천점 등 10개 점포는 ‘아방’의 작품으로, 동탄점·청량리점 등 10개 점포는 인플루언서 작가인 ‘카아민’과 협업한 작품으로 연출했다.

현대백화점은 MZ세대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더현대 서울의 문화복합공간 '알트원(ALT.1)'은 지난해까지 누적 70만 명을 기록했다. 기세를 몰아 알트원에서는 다음 달 6일까지 프랑스 작가 ‘라울 뒤피전’이 열린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다음 달 10일까지 ‘슈퍼 콜렉터전’을 진행, 조지 콘도ㆍ앤디 워홀ㆍ이우환의 국내외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트 콘텐츠 소비층이 MZ세대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면서 “백화점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이 아트 마케팅을 전개해 매출 시너지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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