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델리오 사태] 檢 두 달 수사에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아는 게 없다

입력 2023-08-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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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 중단 이후 두 달에도 공개된 정보 없어 속 타는 예치자
B&S홀딩스ㆍ트라움인포테크 등 가상자산 위탁 업체 경영 부실
업체 측 피해 규모 묵묵부답에 업계에선 이해 안 된다는 반응

가상자산 예치 운용업체인 하루인베스트(하루인베)와 델리오로 비롯된 출금 중단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예치금 반환은 물론 피해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두 업체 모두 각자의 논리로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와 예치자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두 업체는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을 운용하고 일정한 이자를 지급해왔는데, 지난 6월 하루인베는 “파트너사에 문제가 생겼다”며 돌연 출금을 중단했다. 곧이어 출금을 중단한 델리오가 하루인베에 자산 일부를 위탁했다고 실토하면서 국내 1, 2위 가상자산 업체에 이용자들 돈이 묶였다.

지난달 26일 출범한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은 ‘1호 사건’으로 하루·델리오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두 업체는 예치자들 요구 사항인 피해 규모나 보전 가능 금액 공개에 대해 묵묵부답하고 있다.

이에 예치자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능한 큰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회생 신청을 진행했다. 회생 신청서를 접수한 법원은 델리오와 하루인베 모회사인 블록크래프터스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두 업체의 채권이 동결됐다.

델리오 측은 예치자와 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커뮤니티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피해 규모를 숨기려는 것이 아니다”며 “피해 금액을 최종 확정할 수 없는 상태와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소·고발에 의한 사정당국 관여 등 외부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며 피해 규모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를 해명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피해 규모는 계약서를 확인하면 알 수 있고 트랜잭션(가상자산 전송 내역)만 확인해도 알 수 있는 것인데 여태 피해 규모를 알리지 않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예치 업체 관계자들도 업체 측에서 피해 규모를 추정할 수 없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례로 고팍스는 지난해 FTX 파산 여파로 제공 중이던 가상자산 예치 중개 서비스 고파이를 출금 중단했다. 다만, 고팍스는 두 업체와 달리 피해 규모를 알리고 예치금 반환을 진행 중이다.

회생 신청이 진행되는 와중에 채권자 간 갈등도 발생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회사 정상화가 어려워 질 거라는 이유에서다.

회생 반대 측 대리인인 이근환 법무법인 담박 변호사는 “회생보다는 회사를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자금을 묶어버리면 멀쩡한 회사가 망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회생을 찬성하는 측에 있는 예치자 A 씨는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내용은 피해 규모와 함께 복구를 위한 구체적 계획 공개”라며 “사건 초기 무작정 출금을 정지하지 않고, 일부 자금을 돌려준 뒤 내용을 밝혔다면 회생절차까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수사 정보를 공개하면 안 된다는 의무가 있지만, 피검 대상인 델리오 측이 수사 중이라 (피해 규모를) 알릴 수 없다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업체 측은 비밀 유지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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