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산 더스윙 대표 “무조건 종합 모빌리티 앱 갈 것…택시는 숙명” [탐방기UP]

입력 2023-08-27 10:46 수정 2023-08-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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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더스윙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더스윙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종합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을 해보고 싶고, 카카오 독주인 택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싶다.”

27일 김형산 대표는 서울 용산구 더스윙 본사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륜에 대해 어떻게든 올해 안에 단초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형산 대표는 “종합 모빌리티 앱이 아니면 스윙은 ‘리모컨 앱’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알고 있다. 그래서 기업공개(IPO)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벗어나려면 신사업을 붙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륜 진출은 스윙이 종합 모빌리티 앱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하는 목표다. 김 대표는 “종합 모빌리티 앱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모빌리티 앱인 거고, 사람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타는 것 중 하나는 택시”라며 “‘택시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숙명으로 알고 단초가 좀 마련될 뻔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스윙은 타다 품에 안으려 했으나 인수 직전 타다 운영사 VCNC의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측의 매각 의사 철회로 물거품이 됐다. 이 과정에서 딜 무산을 스윙의 책임으로 떠넘기거나 업무협약(MOU) 체결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의 토스 측 대응으로 스윙과 김 대표는 상처만 남았다.

그는 “MOU를 체결하면서 6월, 7월 (타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저희가 많은 역할을 했다”며 “그런데도 거래가 엎어진 다음에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하자가 있어 보인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MOU를 비롯한 그 어떤 계약도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스윙은 올해 초부터 토스 측 연락을 받아 타다 인수를 검토해왔었다. 김 대표는 “1월에 일본에 있다가 연락받고 바로 짐을 싸서 들어와 2월부터 실질적으로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식 스와프 방식은 토스 측에서 제안했고, 신규 주주를 모집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기존 주주로만 해결하기로 했다. 6월 들어 토스 측, 더스윙 측 주주들이 추가 출자를 확정 짓고,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며 딜에 속도를 냈다.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더스윙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더스윙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매각 절차가 구체화하면서 스윙은 타다의 경영 효율화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기준, 타다의 월평균 적자는 20억 원이 넘었었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며 “이익 규모보다 과도하게 마련됐던 오피스 등 기본적인 것부터 고쳐나가다 보니, 예상 적자 폭은 10억 원 이내로 줄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업무에 비해 인력 규모가 컸고, 비용도 과도하게 책정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었다. 김 대표는 “기업 실사 과정에서 직원 인터뷰와 현장 방문 등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고정비가 있었다”며 “스윙과 합쳤을 때 겹치는 부분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운영비 등 군살을 빼고 나니 생각보다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법을 부린 것도 아니고 상식적인 선에서 겹친 것을 빼고, 안 쓰는 것은 팔았다”며 “남아있는 손실분은 스윙과 합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겠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다 인수가 무산되면서 김 대표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특히 적자 상황에서 포기한 일본 시장은 그대로 손해가 됐다. 인수를 위해 남겨뒀던 현금을 제때 투자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회사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정상적인 템포대로라면 올해 3~4월간 보유한 현금을 쓰며 3만 대 이상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기를 늘릴 수 있었는데 타다에 올인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사태로 타다의 재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600억 원에 인수한 지분을 240억 원에 넘기면서 투자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쏘카가 갚도록 요구한 70억 원도 향후 또다시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중 50억 원은 올해 2월 만기가 됐음에도 만기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드러났다.

한편, 매각 추진과 번복에 타다의 입장은 전혀 고려돼 있지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인건비, 유지운영비 등 고정비를 한껏 줄여버린 타다가 다시 규모를 늘려가며 옛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은 적다”며 “타다가 스타트업 업계에 주는 강한 심볼이 있는데, 이를 짓밟아버린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미 인수합병을 염두에 둔 구조조정을 진행해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HR, 경영, 개발 등 겹치는 부분을 스윙과 발맞추는 것을 고려해 조절해놓은 상태라, 이를 다시 다시 뽑거나 혼자서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더스윙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형산 더스윙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더스윙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스윙은 사륜 모빌리티로 진출을 위해 여러 모빌리티 회사와 접촉 중이다. 김 대표는 “언론을 통해 스윙의 경영개선 활동이나 앱 개발 등 노력이 알려지게 됐고, 타다 인수가 무위로 끝나자마자 다수의 모빌리티 회사가 업무 협업과 인수 문의 등 연락이 오고 있다”며 “빠르면 1~2달 이내에 모빌리티 슈퍼앱의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이륜차 시장에서의 신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부터 성수동에서 전기자전거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판매와 구독‧렌탈 등의 영역도 기획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스윙 바이크는 1년여 만에 매출 100억 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블록체인전문기업 ‘블록오디세이’와 협업, 기반의 이동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획된 ‘스윙바이보츠(SWING by boats)’도 또 이색적인 아이템이다. 유저들이 앱을 통해 운영 중인 킥보드를 구입하고, 매월 대여비와 월간 무료 이용권을 받게 되는 구성이다.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활용해 보유한 킥보드의 이동 거리가 늘어갈수록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까지 받을 수 있어 기존 유저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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