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침체의 이면…무역은 타격 vs. 글로벌 인플레·탄소배출 억제는 기회

입력 2023-08-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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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부진 속 디플레 가속, 대중 수출국에 타격
7월 아시아·북미 등 대중국 상품 출하량 감소
원자재 가격 하락, 서구권 ‘인플레와의 싸움’에 이점
소련처럼 위기 오면 탄소배출 급감할 수도
“세계적 불황 가능성 경계해야”

중국에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를 두고 세계 무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탄소배출을 억제하는 것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선 건축자재부터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품목의 수입이 줄고 있다.

중국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수요 부진 속에 최근 몇 달에 걸쳐 급격한 경기둔화를 겪고 있다. 그 결과 7월 기준 아프리카와 아시아, 북미의 대중국 상품 출하량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도 대중 수출국들의 상품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전자 부품과 식품, 금속, 에너지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최대 수출 시장으로 두고 있어 타격이 크다. 일본은 7월 수출액이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지난주 한국과 태국 중앙은행은 성장 전망 하향 원인으로 중국의 더딘 경제회복을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중국증시에서 10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을 인출해 떠났다. 특히 블루칩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했다.

▲검정: 중국 수출가격 빨강: 생산자물가지수 노랑: 수입 가격. 기준 전년 대비. 단위 %. 출처 블룸버그통신
▲검정: 중국 수출가격 빨강: 생산자물가지수 노랑: 수입 가격. 기준 전년 대비. 단위 %. 출처 블룸버그통신
그러나 현 상황이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과 경기 부진은 국제유가와 전 세계로 배송되는 상품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미국과 영국 등 서방에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투자전략가는 “중국 디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에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게다가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중국을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중국 경제둔화가 탄소배출량을 줄여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탄소배출량이 급감한 사실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10년에 걸쳐 배출량이 3분의 1 이상 줄었고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는 각각 절반 감소했다.

당시 동유럽 국가들은 국가의 장기적인 번영을 주도할 수익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경제지표를 돋보이게 할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금융 버블이 발생해 경제 기반이 무너졌고 탄소집약적인 산업에서 생산이 줄어 탄소 배출 감축으로 이어졌다.

WP는 “중국 정부는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프라와 부동산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 너무 의존해 왔다”며 “중국이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우린 세계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배출량 감소를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지구 운명에 예상치 못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누구도 중국이 소련식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을 환영해선 안 된다”며 “중국은 1989년 당시 소련보다 세계 경제와 훨씬 연결돼 있어 그 영향은 세계적인 불황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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