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내은행, 상반기 순이익 14.1조…"수익성, 미국 등 주요국의 절반 수준"

입력 2023-08-29 16:54 수정 2023-08-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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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도 3조2000억 늘었지만
수익성 해외 주요국의 절반 수준
4대 지주 글로벌 평균 70위권대
'세계 50위권' 든 금융그룹 전무
"규제 완화로 비이자수익 늘려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이 14조 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었다.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규모다. 하지만 은행권은 국내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해외 주요국이나 여타 주요산업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4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8000억 원) 대비 4조3000억 원(43.9%)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 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9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26조2000억 원)보다 3조2000억 원(12.2%) 증가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14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지만, 이자수익자산이 소폭 증가하며 이자이익 규모는 유지되고 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조8000억 원으로 전년(1조7000억 원)보다 1조1000억 원(122.1%) 급증했다. 2분기 비자이익은 1조8000억 원으로 전분기(2조1000억 원) 대비 3000억 원(15.4%) 감소했다. 외환·파생 관련 손익(9000억 원)과 기타영업손익(4000억 원) 등이 증가했다.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유가증권 관련 손익은 1조6000억 원 줄었다.

이처럼 상반기 순이익이 늘어났지만, 은행권에서는 단순히 ‘이자 장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갑작스런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칫 실적 성장이 은행권에 대한 ‘이자 장사’ 등 부정적인 요소로 비치는 것을 서둘러 차단하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은행 산업 역할과 수익성’ 보고서를 통해 은행이 효율적·안정적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하려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권이 상생금융과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수익성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특별한 이슈 없이 은행이 취약한 경제부문에 대한 지원까지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은행산업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금과 자본을 꾸준히 확충하고 건전한 운영을 지속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다만, 은행 수익이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경제 규모와 6위의 무역 규모를 지닌 글로벌 경제선진국이지만, 뱅커지 기준 세계 50위 내 속하는 금융그룹이 한 곳도 없다. 국내 4대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글로벌 순위 평균도 지난 10년간 평균 70위권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은행산업은 미국 등의 절반 또는 그 이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은행의 2013년부터 2021년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0.4%로 미국(1.5%), 캐나다(1.1%), 싱가포르(0.9%)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한국 은행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2%로 미국(10.2%), 캐나다(16.8%), 싱가포르(10.8%)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2013년부터 2021년 평균 ROE 5.2%는 타 금융업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다. 같은 기간 증권업의 ROE는 6.7%, 보험업은 6.8%로 1%포인트(p)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의 수익성 수준에 대한 위치를 객관적으로 성찰해 보고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에서도 국내 은행이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되다 보니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는 비이자수익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해외는 비이자수익이 40~50%에 달하는데 우리는 15% 수준에 그친다”며 “금융당국이 자산관리서비스 강화나 해외시장 진출 등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인데 이런 규제 완화가 활성화되면 이를 기반으로 ROA·ROE 개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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