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 올해 1~7월 사상 최대…진화 거듭하는 ‘맛’이 비결

입력 2023-09-04 05:00 수정 2023-09-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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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9-0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올해 7월까지 국내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콘텐츠 인기에 해외 소비자들의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현지 입맛을 고려한 신제품 내놓은 라면업체들의 전략이 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라면업계는 한국산 라면 출시 60년을 맞아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성장세를 이거간다는 방침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5억2202만9000달러(약 6900억 원)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7월 수출액 4억4334만1000달러보다 17.7% 증가했다. 라면 수출 중량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7월 수출된 라면 수출 중량은 13만479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4413톤 보다 8.3% 상승했다.

첫 한국산 라면은 60년 전인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이 만든 ‘삼양라면’이다. 이후 한국 라면은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며 경쟁력을 길러왔다. 농심은 1982년 해물우동 맛을 담은 ‘너구리’를 선보인 데 이어 ‘육개장 사발면’까지 출시하며 용기면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신라면의 맵기를 강화한 농심의 새 상품 '신라면 더레드' (사진제공=농심)
▲신라면의 맵기를 강화한 농심의 새 상품 '신라면 더레드' (사진제공=농심)

팔도(당시 한국야쿠르트)가 1984년 ‘팔도비빔면’과 1986년 ‘도시락’을 각각 출시했고, 오뚜기도 1988년 ‘진라면’을 선보였다. 삼양식품과의 접전 끝에 1985년 시장 1위를 차지한 농심은 1986년 ‘신라면’을 출시하고 매운 라면 시대를 열었다.

2010년대에는 하얀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었다. 삼양식품은 2011년 ‘나가사끼 짬뽕’을, 팔도와 오뚜기가 각각 ‘꼬꼬면’과 ‘기스면’을 출시했다. 현재는 열풍이 잦아들며 시장이 축소됐다.

본격적인 라면 수출 시대는 2012년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며 시작됐다. 매운 음식을 먹는 ‘챌린지’가 SNS에서 유행하며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해외로 뻗어나갔다. K드라마나 아이돌 예능 등에서 연예인이 한국 라면을 먹는 모습은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데 불을 지폈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309억 원으로 이 중 65.5%인 3478억 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6.7%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늘어 2019년 50%를 넘은 뒤 계속해서 절반을 넘고 있다.

농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상반기 중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 원을 기록했다.

오뚜기와 팔도의 경우 수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각 베트남, 베트남·러시아에 현지 생산법인을 두고 있어 해외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라면 업계는 수출을 염두에 둔 메뉴 개발과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또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는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농심은 ‘신라면 더 레드’를, 삼양식품은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출시하며 더 매운 맛을 강조하고 있다.

농심은 현재 신라면, 육개장 사발면, 순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30여 개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아 수출하고 있는데 관련 품목을 더 늘려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농심의 할랄 라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이상 늘어났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올해 7월 취임 2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소비자를 타깃으로 파스타에 한국적인 맛을 조화시킨 삼양식품의 현지 맞춤형 건면브랜드 ‘탱글’ 상품 (사진제공=삼양식품)
▲해외 소비자를 타깃으로 파스타에 한국적인 맛을 조화시킨 삼양식품의 현지 맞춤형 건면브랜드 ‘탱글’ 상품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의 면‧스낵‧소스 등 100여 개 수출용 제품 역시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할랄푸드 인정을 받았다. 할랄푸드 외에도 현지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파스타에 한국적인 맛을 조화시킨 현지 맞춤형 건면브랜드 ‘탱글’을 출시하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올해 2분기 실적 호조에 대해 수출 호조세와 해외법인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성장의 영향이 컸다며 회사의 성장세에 발맞춰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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