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부터 핌코까지...채권 큰손들, 긴축사이클 종료에 베팅

입력 2023-09-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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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 영향 받는 단기금리 하락세
연준 기조 변경 기대에 2년물 미국채 수요 폭발
경제 전망 중요한 장기금리는 변동 없어
고용시장 둔화, 금리인상 중단 관측 힘 실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를 가르키는 표시판이 보인다. 뉴욕(미국)/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를 가르키는 표시판이 보인다. 뉴욕(미국)/AP뉴시스
블랙록부터 핌코에 이르기까지 미국 월가 채권시장 큰손들이 긴축 사이클 종료에 베팅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주에만 0.2%포인트(p) 하락한 4.88%를 기록했다. 그만큼 2년 만기 채권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반면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최근 5년 만기 국채 금리를 넘어선 이후 약 4.30%대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통상 단기금리는 정책금리에 영향을 받고 장기금리는 경제 전망에 영향을 받는다. 단기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단기물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1일 발표된 8월 고용보고서를 기점으로 2년물 채권 매수세가 급격히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74억 달러(약 9조7800억 원) 규모 멀티 전략 펀드를 운용하는 제프 로젠버그 채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를 두고 “미친듯한 매수(Screaming bu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8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3%p 오른 3.8%로 지난해 2월(3.8%)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전문가 전망치(0.35%)를 밑돌았다.

실업률 상승, 임금 상승률 둔화 등을 담은 8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1년간 이어진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도 계속 견고했던 고용시장이 둔화세를 보이며 연준이 그토록 원했던 긴축효과가 드러냈기 때문이다.

금리스와프 트레이더들은 올해 11월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 밑으로 보고 있다. 1조8000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쿠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아마도 (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낼 수도 있다는 견해가 짙어지면서 채권시장이 안심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면 시장은 더 가파른 곡선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금리 인하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버그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리스크 프리미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장기채권의 매력이 떨어진다”면서 “반면 2년 만기 국채는 높은 수익률과 연준 정책 변화로 인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 곤칼브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미국 거시전략 책임자는 “이번 고용보고서는 견고한 고용시장의 종말이 시작되고 연준이 얼마나 오랫동안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카운트다운처럼 보인다”면서 “2년물 미국채 금리가 4.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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