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출석 끝내 불발…檢 “2회 연속 불출석 결과에 유감”

입력 2023-09-04 12:05 수정 2023-09-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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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대표에 세 번째 출석조사 일정 통보할 듯
계속 檢 소환 불응 땐 곧바로 구속영장 청구 예상
‘방어권 보장책임’ 명분 쌓기…영장 청구 시간문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4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

▲ 단식 투쟁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쉬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단식 투쟁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쉬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검찰은 이날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미리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수원지검은 최초 지난달 30일로 조사 일정을 정해 출석 요구했지만 이 대표의 ‘불가’ 입장에 따라 이달 4일로 재차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이 4일에는 출석이 불가능하고 11~15일 중에 출석하겠다고 다시 검찰에 통보했다. 이후 입장을 바꿔 4일 출석해 오전 2시간만 조사받겠다고 전달했다. 그러나 수원지검 수사팀은 “4일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음을 변호인에게 알렸다”고 수사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결국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수원지검에 “4일 출석은 어렵다”고 통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검찰은 이 대표에게 세 번째 출석 조사 일정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백현동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 백현동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검찰은 일반적으로 피의자에게 소환 조사 일정을 통보했으나 피의자가 거부한 경우 1회 소환 거부만으로도 곧바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큰 피의자의 경우에는 피의자 직접 조사 없이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수사 실무상 소환 통보 없이 곧바로 체포 및 구속 영장을 동시에 청구하거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이 대표에겐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헌법상 불체포 특권이 있기 때문에 소환 불응에 대한 신병 확보 방안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해도 구속영장 청구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 동의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검찰은 이 대표가 계속해서 소환 조사에 불응할 경우 수사팀이 향후 사법처리 방향을 재논의한 후 더 이상의 소환 통보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제1야당 당 대표라는 사회적 지위에 있다는 점을 감안, 검찰로서는 그에 맞는 예우를 최대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이은 소환 불응에 대응해서 이뤄지는 체포영장 청구는 실익이 없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의 수사와 주변인 진술 등으로 혐의 입증에 관한 증거 확보가 충분히 이뤄졌다면 구태여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가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의 그간 검찰 출석 시 진술 태도로 볼 때 이번에도 서면 답변으로 갈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래픽 = 신미영 기자 win88226@)
(그래픽 = 신미영 기자 win88226@)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제대로 제시받지도 못했고, 제시한 혐의에 대해 제때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정치 검찰’이라는 정치적으로 계산된 비판 발언을 동원해 검찰을 공격할 우려가 있어 검찰로선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줬음에도 그 기회를 걷어찬 책임은 오히려 이 대표 측에 있다는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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