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 “관상동맥질환 진단 30분 만에 가능” [메디컬 줌인]

입력 2023-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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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메디플러스’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지정…한국·미국·일본 특허 등록 마쳐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가 자사의 로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아이메딕)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가 자사의 로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아이메딕)

“해외에서도 하루 이상 걸리는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컴퓨터단층촬영 기반 분획혈류예비력(CT-FFR) 진단 기술로 30분 만에 가능하게 했습니다.”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는 최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자사 심혈관위험평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하트메디플러스(HeartMedi+)’를 통해 이러한 성과를 이뤘다고 자신했다. 특히 심 대표는 ‘하트메디플러스’가 지난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아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심장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다. 이 중 70~80%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관련 질환이다. 하트메디플러스는 심장 CT 영상만으로 인공지능(AI), 딥러닝 등의 기술을 활용해 관상동맥을 3차원으로 형상화해 정상 혈관의 최대 혈류량 대비 막힌 혈관의 최대 혈류량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 5곳에서 관상동맥 질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기존 목표치였던 70%를 뛰어넘는 80.6%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민감도나 양성예측률은 미국 경쟁사 제품보다 우월한 수치를 기록했다.

에이아이메딕의 해당 기술 개발 성공은 세계에서 두 번째다. 심 대표에 따르면 미국 경쟁사 제품은 본사로 측정 데이터를 전달하고, 전문가의 분석 작업을 거쳐 하루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하트메디플러스는 온사이트(On-site, 현장) 방식으로, 병원 내 컴퓨터에 설치하면 30분 만에 자동으로 검사와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 병원 내부에서만 데이터 처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없다.

기존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침습적인 FFR 검사 등을 시행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카테터(가는 플라스틱관)와 철선(가이드와이어)을 환자 손목동맥이나 대퇴동맥에 삽입해 이를 심장까지 도달하게 한 뒤, 조영제를 넣고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했다. 의사가 육안으로 관상동맥의 막힌 부분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혈관을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을 받게 된다. 하지만 기존 검사는 날카로운 가이드와이어로 인해 혈관이 손상될 수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컸다.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가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아이메딕)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가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아이메딕)

심 대표는 “관상동맥 모델링, 항공유체역학, 생리학적기술 등을 활용해 심장 CT 촬영만으로 혈류 흐름을 분석할 수 있다”며 “위험을 줄이고, 쉽게 현재 상태를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구분해 시술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어 건강보험 재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트메디플러스의 On-site 방식은 전 세계 최초 개발 성공 사례다. 심 대표는 “경쟁사 제품은 검사 뒤 결과를 알기까지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한 번 더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에 반해 하트메디플러스는 현장에서 결과를 알려주고 곧바로 치료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아이메딕은 2014년 해당 기술을 미국 특허로 등록했고, 한국과 일본 특허도 받았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선 이미 CT-FFR 진단이 쓰이고 있고, 연 평균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에이아이메딕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글로벌 심장질환 진단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심 대표는 회사 장기 발전 전략도 소개했다. 에이아이메딕은 시리즈 A를 마무리해 총 14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현재 시리즈 B를 진행 중이다. 상장 시기는 2024년 말에서 2025년으로 준비 중이며, 올해 기술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 사업을 준비해왔다는 심 대표는 “기술이 있다고 금방 사업화가 될 수 없다. 오랜 시간 노력하고 인내해온 결과 결실을 맺었다”며 “식약처의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를 통해 빠르게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기술을 검증받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에 나가서 국내 의료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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