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兆 시장서 노 젓자”…동남아 ‘빅3’ 공략하는 K제약·바이오

입력 2023-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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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9-0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내 제약기업, 신약 출시하고 혈액제제 플랜트 수출까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이 갈수록 활발하다. 특히 동남아 경제를 선도하는 ‘빅(Big) 3’ 국가에서 노다지를 찾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남아 지역에서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가장 큰 인도네시아와 태국, 싱가포르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3개국의 제약시장 규모는 총 277억 달러(약 36조5000억 원)에 달한다.

HK이노엔은 싱가포르에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출시했다. 올해 2월 허가를 받은 지 약 6개월 만의 성과로, 현지 파트너사 UITC를 통해 완제품을 수출한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이후 세 번째 출시 국가다.

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최근 3년간 11% 성장할 만큼 잠재력이 뚜렷하다”라며 “한국에서 블록버스터 약물로 키운 노하우와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인구 500만 명대의 도시국가지만, 제약시장은 127억 달러(16조7000억 원)로 집계돼 빅3 중 가장 크다. 아세안 국가 중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 1위 국가로, GSK,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거점으로 삼은 곳이다.

SK플라즈마는 올해 4분기부터 싱가포르에서 혈액제제 임가공 수출에 나선다. 최장 6년간 총 3000만 달러 규모로, 글로벌 제약사가 독점한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첫 성과다.

국내 혈액제제 기업의 성과는 제약시장 규모 86억 달러(11조3000억 원)의 인도네시아로 이어진다. SK플라즈마는 인도네시아에 연간 100만 리터(L)의 혈장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한다. 2025년 완공이 목표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사업권·생산·판매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를 다른 바이오 제품으로도 확장할 계획도 있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공장의 기술이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2011년 태국에 혈액제제 공장을 기술수출한 경험을 활용할 예정이다.

전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일찍부터 국내 제약사들이 터를 닦은 곳이다. 대웅제약은 2013년 합작회사 ‘대웅인피온’을 설립,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도 현지 제약사 오토(OTTO)와 협력해 2015년 합작법인 ‘CKD-OTTO’를 세우고, 2019년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Halal) 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했다.

동남아 최대 미용·성형 강국 태국에서는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제약시장은 64억 원(8조4000억 원) 규모이며, 현지 제약사들은 제네릭 제조에 편중돼 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메디톡스는 3년 만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수출을 재개한다. 과거 연매출 100억 원을 넘어서며 현지 1위를 차지했던 제품이다. 히알루론산(HA) 필러 ‘뉴라미스’와 함께 시너지를 모색할 계획이다.

휴젤은 지난달 HA필러 ‘레볼렉스’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보툴리눔 톡신과 PDO(폴리다이옥사논) 봉합사까지 3종 제품이 태국에 진출했다.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태국은 백신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의 출발국이기도 하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에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반을 이식하는 사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영 제약사 GPO와 손잡고 세포배양 독감백신 생산 기술부터 태국에 이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빅3 시장은 안정적인 구매력과 노령 인구의 증가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그만큼 글로벌 제약사들도 많이 진출해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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