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절, 재택근무 분수령 되나…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촉각

입력 2023-09-05 15:14 수정 2023-09-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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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휴 이후 사무실 출근 확대 시행
미국 사무실 복귀 비율 48%...다른 국가 비해 현저히 낮아
재택 포함 하이브리드 근무 정착 기업도 많아
“사무실 복귀 없으면 부동산 가치 최대 1.3조 달러 증발 우려”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노동절 연휴가 끝나는 5일을 기점으로 사무실 출근 확대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RTO, return-to-office) 흐름’이 본격적으로 대세가 될지, 또 침체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5일부터 일주일에 최소 3일은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며, 관리자급 직원이 출근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공고했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해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사무실 출근을 압박하고 나섰다.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최소 3일은 사무실 출근을 해야 한다는 회사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직원들은 아마존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재택근무를 해오다 5월부터 주 3일 출근을 시작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자 CEO가 직접 경고에 나섰다.

제약사 머크도 5일부터 일주일에 총 3일은 현장 근무할 것을 지시했고, 골드만삭스와 월트디즈니는 각각 주 5일, 4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하고 있다. 재택근무 수혜기업인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도 지난달 초 최소 주 2회 출근을 회사 방침으로 정했다.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세계은행도 5일부터 주 4일 근무 방침을 시행한다.

▲미국 뉴욕주 헌팅턴에서 한 여성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헌팅턴(미국)/AP뉴시스
▲미국 뉴욕주 헌팅턴에서 한 여성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헌팅턴(미국)/AP뉴시스

미국 내 사무실 출근 전환이 산업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들이 많아 완전한 사무실 근무로 전환되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미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된 미국 기업도 많다.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업체 존스랑라살에 따르면 7월 기준 북미 지역의 사무실 복귀 비율은 48%로, 유럽(75%)과 아시아·태평양(79%) 지역보다 현저히 낮았다.

미국을 포함한 영어권 국가가 아시아나 유럽어권보다 재택근무 일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의 마크 모르텐센 교수진이 34개국 4만2000여 명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4~5월 미국 근로자의 주간 유급 재택근무일 수는 1.4일, 캐나다 1.7일, 영국 1.5일인 반면 한국은 0.7일, 일본은 0.5일, 스페인이 0.9일 등으로 상대적으로 유급 재택일 수가 적었다.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는 상업용 부동산 활성화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부동산 업계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 형태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다 보니 사무실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사무보안업체 캐슬시스템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17~23일까지 한 주간 인구 기준 미국 10대 대도시의 평균 사무실 이용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47.2%에 그쳤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근무형태 변화로 전 세계 9개 대도시 부동산 가치가 2030년까지 최대 1조3000억 달러(약 1724조 원)가 증발할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특히 사무용 빌딩이 많은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는 프랑스 파리나 독일 뮌헨과 같은 도시에 비해 부동산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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