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와 빌런…‘극과 극’ 하트시그널과 나는솔로 사이 [요즘, 이거]

입력 2023-09-05 16:12 수정 2023-09-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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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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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무더위에 ‘잠깐의 쉼’을 주는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매서운 추위에 온몸을 녹이는 따뜻한 허니티. 상황에 딱 맞는 이들의 활용은 그야말로 적재적소죠.

나타날 때를 아는 이의 앞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등장만으로도 주변을 환하게 하는 딱 맞는 당신. 분위기가 다른 두 연애프로그램에도 꼭 당신이 필요한데요. 전혀 다르지만, 우리에겐 필요한 당신. 바로 메기와 빌런입니다.

범람 중인(?) 연애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두 축이라 불리는 ‘나는 SOLO <나는 솔로>’와 ‘러브라인 추리게임 하트시그널’. 이 둘은 연애 프로그램이란 대문만 같을 뿐, 문을 열고 펼쳐지는 모습은 딴 세상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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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시그널’은 시즌4까지 제작된 시즌제 연애프로그램의 장기 집권자인데요. 시그널 하우스에 모인 청춘 남녀들의 연애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최종커플을 추리하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이죠. 이후 이어진 여러 연애 관찰 예능의 시초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데요.

시그널 하우스에 모여 각자의 미묘한 감정과 엇갈리는 화살표를 나누는 짜릿함이 인기 요인이죠. 방송 초반에는 이들의 나이와 직업이 비밀에 부쳐지며 출연자들을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를 끕니다.

회가 갈수록 간질거리는 그 알 수 없는 애정의 향방. 거기다 빠질 수 없는 출연자들의 준수한 외모, 빵빵한(?) 배경이 더해지며 그 재미가 격해지는데요. 보통 우리네 연애 모습 같으면서도 뭔가 딴 세상 연애를 지켜보는 양면성을 모두 느낄 수 있죠.

‘나는 솔로’는 연애보다 한발 더 나아가 결혼을 꿈꾸는 이들이 모였는데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을 표방하죠. 현재 ENA와 SBS 플러스에서 공동 제작해 방영 중입니다.

현재 ‘나는 솔로’는 112회가 방송됐는데요. 기수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현재 16기까지 진행되는 장기프로그램이 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본명을 공개하지 않는데요. 대신 가명을 부여합니다. 그 가명은 사뭇 클래식(?)한데요. 영수, 영식, 영철, 상철, 영숙, 정숙, 옥순, 영자 등으로 부여합니다. 그래서 1기 영숙, 2기 영숙 등으로 불리죠.

각자의 나이와 직업 등은 첫 만남 이후 공개되며, 그 전에 첫인상 투표 등을 통해 인기남, 인기녀를 고르는 등의 포맷으로 진행됩니다. 데이트 신청을 원하는 이들과 호응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선택을 직접 화를 내며 불만을 표하기도 하는데요. 조심스럽다기보다 적극적인 인 관계 형성을 원하는 셈이죠, 솔로 탈출, 결혼 골인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이들의 짝 찾기는 사뭇 현실적인데요. 솔로나라에 모인 이들의 썸은 생각보다 노골적입니다.

이렇기에 일각에서는 ‘하트시그널’은 드라마라면 ‘나는 솔로’는 현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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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멜로드라마를 보여주는 듯한 ‘하트시그널’류의 연애 프로그램의 핫이슈는 바로 메기인데요.

메기라는 표현은 ‘하트시그널’ 패널 중인 한 명인 양재웅의 입에서 나왔는데요. 그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어업을 끝내고 배에 정어리를 채우고 항구에 도착하게 되면 죽은 물고기들이 많았죠. 이때 천적인 메기 한 마리를 넣어주면 정어리들이 메기에게 안 잡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도망 다니다가 끝까지 살아남았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기존 멤버가 아닌 새롭게 등장한 멤버가 기존 출연자들을 긴장시키고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경우, 그 새로운 멤버를 일컬어 메기라고 부르는 거죠.

이 메기 효과는 참으로 놀라운데요. 회가 거듭되며 연애 스토리가 정체되고 새로움을 원할 때쯤 등장하는 메기는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죠. 실제 이 메기들은 방영 이후에도 큰 관심을 받을 만큼 방송계에 얼굴을 여럿 비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트시그널도 시즌4까지 진행되면서 메기남, 메기녀가 각각 4명이나 되는데요. 윤현찬, 신아라, 김현우, 김장미, 김강열, 천안나, 이후신, 유이수가 이에 해당하죠. 시즌4 메기녀였던 유이수는 인기남 신민규와 커플 매칭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타 프로그램에서도 ‘메기 효과’는 엄청난데요.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매력남으로 꼽히는 덱스도 이 메기남 출신입니다. 덱스는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즌2’에 메기남으로 출연했는데요. 정말 그 판을 뒤흔들었던 메기 덱스는 현재 방송계도 뒤흔드는 중인데요. 묘한 연하남의 매력을 풍기며 그 인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프로그램 ‘환승연애2’에 등장한 정현규 또한 메기남인데요. 그는 처음 등장부터 성해은에게 반한 듯 직진하는 연하남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정현규가 나오면서 “너무 재미있어서 소리 지를 뻔했다”라는 시청반응들이 쏟아졌는데요. 결국, 성해은과의 커플 매칭에도 성공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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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메기가 있다면, ‘나는 솔로’에는 빌런이 존재합니다.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이해라는 범위를 넘어선 빌런들이 등장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시청자들은 빌런이 나오면 환호하는데요. 이번 기수에는 또 어떤 빌런이 등장할까 기대하면서도, 예상보다 못한 빌런이면 오히려 실망하기도 하죠.

4기 영철이 기록적인 빌런으로 손꼽히는데요. 4기 영철은 출연진인 정순, 정자에게 무례한 언행으로 논란이 일었고, 이 사건으로 정자는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영철은 “자신은 억울하다”는 태도를 고수하며 빌런에 진심인 모습이었는데요.

비난하면서도 열광할 수밖에 없는 ‘나는 솔로’ 시청자들의 빌런 사랑은 최근 방송된 16기에도 이어졌는데요. 한 회당 3번의 싸움을 일으켰던 16기 여자 영숙이었죠. 16기 영숙은 16기 광수와의 데이트 도중 화를 내며 혼자 숙소에 돌아가 버렸는데요. ‘역대급 빌런’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미쳤다”라며 열광했죠.

다양한 인간군을 볼 수 있다는 신기하고 재밌는 프로그램이 돼버린 ‘나는 솔로’에서 “어떻게 저런 사람이?”라고 꼽을 수 있는 빌런은 그야말로 인기의 축, 아니 전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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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연애프로그램은 연애프로그램이죠. 현실 커플 일명 ‘현커’에 성공하는 이들을 향한 응원도 이어지는데요.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등 방송 속 맺어졌던 이들이 실제 현실 커플로 달달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에 행복해하죠. 그저 방송을 위한 연애가 아닌 마음을 다한 모습이었다는 점에 환호하게 된 겁니다.

‘나는 솔로’는 실제 결혼에 골인한 커플까지 나왔는데요. 무려 7쌍의 부부가 탄생했죠. 진짜 결혼까지 갈 줄 몰랐던 커플이 결혼 소식을 알려올수록 더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아이러니한 심리 또한 재밌습니다.

“판을 흔들어볼까?”

드라마에서도 격한 매력을 뽐내는 메기와 빌런이 현재 각기 다른 곳에서 적재적소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다르지만 비슷한 그들. 그들을 향한 환호의 느낌은 사뭇 극과 극이지만, 결국은 환호받는 존재라는 건 바뀔 수 없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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