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사회적 논란 단체 지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임원 해임 요구"

입력 2023-09-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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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감사 결과 발표 "2억6000만 원 중복 지원"…국고보조사업 전면 재검토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에 후원 단체로 이름이 들어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대해 정부가 임원 해임 요구와 보조금 환수 등 조치를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5일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운영 실태 전반을 감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단체를 지원해 민주화운동 기념의 취지를 왜곡했다고 밝혔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의 후원 단체로 이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올해 처음으로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하고 사업회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행안부는 사업회가 후원한 민간단체들이 '윤석열 정권 1년은 퇴행과 파괴의 연속', '구걸외교 친일행각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을 문제 삼았다.

행안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민주화운동 기념행사 등 사업을 민간단체들과 공동주최하면서 국고보조금을 지원했는데,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행사 주최 단체를 신중히 선정하지 않았다"며 "국고보조금이 지원되는 6·10항쟁 기념식 등 국가적 행사에서 지원 취지와 무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기념식 취지가 왜곡되는 논란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보고서 발간, 민주주의대상 시상 등의 업무 과정에서도 사업목적에서 벗어난 부분이 확인됐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특히 사업회가 2022년 한국 민주주의 연례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과격하고 편중된 내용을 수록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검찰이 법무부를 재식민지화한다', '경찰국 설치는 헌법에 정면으로 반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22년 한국민주주의대상 시상의 경우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회운동을 공적으로 인정해 시상했다면서 쟁의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금지하는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과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 운동을 언급했다.

심재곤 행안부 감사관은 "정치권에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사안에서 한쪽 입장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행안부는 사업회가 주최한 2022년 민주주의 학술대회 토론집에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판을 치고 있는 난신들'이라는 표현이 실린 것을 두고도 "균형을 일탈한 채 과격하고 편중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 민간단체에 대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국고보조금 지원과 관리도 부당하거나 부실했다고 나타났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4개 단체가 6·10항쟁 기념사업 등 동일·유사사업에 대해 지자체로부터 24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는데 사업회는 50차례에 걸쳐 2억6000만 원 을 중복해서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것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일부 단체가 증빙서류를 조작해 지원금을 수령했지만 사업회는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이 밖에도 정부가 승인한 것과 다르게 신규인력을 채용하고, 직제에 반영되지 않은 조직을 임의로 운영하거나 근무시간 중의 겸직활동과 대학원 수강을 출장으로 처리하는 등 복무관리도 소홀히 했다.

임의로 특정 단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부적정한 예산집행도 확인됐다.

이에 행안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국고보조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구조조정하고, 경영책임이 있는 상임이사 등 임원 2명을 해임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또 사업회에 보조금 관리와 조직·인력 업무 등을 한 6명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지원금 부당수령 등에 대한 지원금 환수와 사업참여 제한 등 대책을 마련하고 부당한 수의계약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고·주의(7건)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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