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줄이고 유통업계는 늘리고…퀵커머스 지각변동

입력 2023-09-06 18:00 수정 2023-09-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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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9-0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 권역 축소…서비스 론칭 2년 만

신사업 부문 실적 개선 숙제…쿠팡이츠, 수익성 개선 작업 착수 분석도
SSM, 퀵커머스 경쟁력 확대에 분주…오프라인 유통채널, 온라인 쇼핑 수요 대응
주요 도심 상권에 진출한 SSM, MFC로 활용…1시간 배송에 적극
퀵커머스, 투자비 많이 들지만 수익성 담보 어려워…잦은 시장재편 불가피

▲서울 송파구 쿠팡이츠 마트 전용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앞에 쿠팡이츠 이륜차가 주차돼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서울 송파구 쿠팡이츠 마트 전용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앞에 쿠팡이츠 이륜차가 주차돼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국내 퀵커머스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쿠팡이츠를 통해 식품, 생필품 등을 주문 즉시 배송하며 퀵커머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쿠팡은 최근 사업을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SSM 등 전통적인 유통업체는 오히려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쿠팡에 따르면 이달부터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강동구와 송파구에서는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를 기존대로 운영한다.

쿠팡이츠 마트는 생필품 즉시배송 서비스다. 소비자가 쿠팡이츠 앱을 접속해서 식품, 생활용품, 문구 등을 주문하면 배달 라이더들이 도심 내에 있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에서 상품을 픽업해 배달하는 식이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이번 서비스 종료를 두고 생필품 즉시배송 서비스 사업 축소로 보고 있다. 사업을 론칭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서비스 권역 등 외연 확장에 더뎠고 오히려 사업 권역 절반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쿠팡이츠는 2021년 7월 쿠팡이츠 마트를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송파구 등에서 시작했는데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쿠팡이츠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에서 손실을 줄여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쿠팡이츠에 따르면 올해 4월 장기환·김명규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명규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쿠팡이츠 설립을 주도했던 장기환 대표가 물러난 탓이다.

올해 2분기 쿠팡의 신사업(쿠팡플레이, 쿠팡이츠, 해외사업, 핀테크) 부문의 매출은 1억5629만 달러(205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1억737만 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퀵커머스 사업을 줄이는 쿠팡과 달리 SSM 등 전통적인 유통업체는 오히려 퀵커머스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최근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고 1시간 즉시배송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들의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의 매출은 2022년 회계연도(2022년 3월~2023년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이용 고객수 또한 107% 늘었다.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은 만큼 이번 제휴를 통해 약 월 10만 건 이상의 신규 주문이 유입될 것이라는 게 홈플러스의 전망이다.

GS리테일의 SSM GS더프레시는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 쇼핑 안에 있는 장보기 채널에 입점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소비자는 1시간 내로 주문한 상품을 배송 받을 수 있다.

GS더프레시는 1시간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자체 배송 차량, 도보 배달 플랫폼 우친, 배달 대행사(부릉, 바로고)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퀵커머스 매출을 현 수준 대비 50%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게 GS리테일의 목표다.

이처럼 SSM이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까닭은 온라인 쇼핑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MFC 구축 등 추가적인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퀵커머스는 별도의 MFC를 구축해야하고 피커, 배달 라이더 등 추가적인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SSM은 이미 주요 도심 지역 안에 진출해있는 만큼 MFC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퀵커머스 사업이 비용이 많이 드는 등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사업인 탓에 지금과 같은 시장 재편은 또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커머스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퀵커머스 쓱고우를 론칭한 이마트는 신논현점, 역삼점 외에 추가적인 점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쇼핑의 SSM인 롯데슈퍼도 2020년 12월 퀵커머스를 도입했다가 올해 2월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MFC 구축, 배달 인력, 피커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수익성은 보장하기 어렵다”면서 “이 탓에 서비스 론칭과 철수 등 시장 지각변동이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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