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보다 대출이 유리" 산업대출 증가폭 4개 분기 만에 확대 [종합]

입력 2023-09-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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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말 기준 1842조8000억…전 분기 말 대비 24조3000억 원 증가
은행, 규제많은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 전력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도 은행 대출 두드리는 이유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2분기 우리나라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이 24조3000억 원 증가했다. 4개 분기 만에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의 대출태도 완화로 인해 기업이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대출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842조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4조3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68조4억 원)를 정점으로 3분기(56조6000억 원)와 4분기(28조 원),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축소됐던 산업별 대출금 증가폭은 4분기 만에 확대 전환했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유지한 가운데 은행대출 대비 직접금융의 메리트가 줄어들며 기업이 회사채 발행보다는 은행대출을 선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가계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진 은행들이 기업 대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팀장은 "은행도 영업 목표가 있는데, 가계대출이 어려우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게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은행 기업대출 금리는 6월 연 5.32%에서 7월 5.25%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도 있다. 연초와 달리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사라진 상태다. 즉 지금처럼 높은 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통상은 회사채 시장 발행금리보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회사채 시장의 발행금리도 크게 오른 만큼, 기업들이 고금리로 2∼3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느니 은행에서 1년 만기로 돈을 빌려 급한 불을 끄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등은 증가폭이 커졌지만 제조업은 오히려 증가폭이 줄었다.

6월 말 기준 제조업 대출잔액은 447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수출기업 등의 자금사정 개선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며 증가폭이 올해 1분기 11조 원에서 2분기 5조6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13조4000억 원 늘어난 1188조4000억 원이었다.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8조4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중 금융·보험업은 신탁계정의 어음매입 대출 감소세가 둔화하고,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이 늘어남에 따라 대출 감소폭이 1분기 4조8000억 원에서 2분기 8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부동산업은 부동산 거래 회복 등으로 증가폭이 5조1000억 원에서 6조 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건설업의 경우 미분양 감소, 정부의 PF 사업장 안정화 대책 등에 힘입어 증가폭이 9000억 원에서 1조9000억 원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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