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체 외부 판매도 눈앞…28년까지 생산능력 5배 확대"[에코프로 기업탐방②]

입력 2023-09-10 13:39 수정 2023-09-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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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무 인터뷰
전구체 생산능력 5년 내 5배 이상 늘어
LFP·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개발 속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연내 상장 목표

▲이종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경영지원그룹장(상무)이 5일 에코프로 포항캠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코프로)
▲이종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경영지원그룹장(상무)이 5일 에코프로 포항캠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코프로)

“5년 안에 현재 5만 톤(t)인 전구체 생산능력이 27만 톤까지 늘어날 겁니다. 에코배터리 포항 캠퍼스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입니다.”

이종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경영지원그룹장(상무)은 5일 경북 포항의 에코배터리 포항 캠퍼스에서 이뤄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전구체 내재화율 30%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충족하고도 남는 부분은 외부 판매도 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 그룹의 전구체 생산 계열사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결정한다. 그러나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은 사실상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도 95%에 달한다.

고용량 하이니켈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양산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국내 최대인 연산 5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국내 전구체 대중 의존도를 낮출 핵심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생산한 전구체는 양극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에 전량 공급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전구체 내재화율은 30%대다. 국내 주요 양극재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에코프로비엠은 현재 18만 톤인 생산능력을 2027년 71만 톤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구체 내재화율을 유지만 하려고 해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야 하는 셈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포항 캠퍼스에 전구체 생산공장인 CPM 3, 4공장을 동시에 착공하는 등 증설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전구체 내재화율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 외부 고객사까지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 상무는 “양극재나 배터리 업체뿐만 아니라 완성차 회사와도 전구체 납품 계약을 맺으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RMP 공정(황산화 공정)을 통해 가격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전고체의 원료가 되는 메탈을 비싼 가격에 구매해 공정에 투입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저순도 MHP(니켈 혼합물)에서 직접 메탈을 추출하는 RMP 공정을 도입해 원료의 70~80%가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상무는 “RMP 공정을 통해 광산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CPM 3, 4공장이 완성되는 시점에는 95% 이상의 원재료를 RMP 공정을 통해 수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 LFP·전고체 배터리 양극재 개발 속도

▲완성된 양극재가 포장되어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코프로)
▲완성된 양극재가 포장되어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렴한 LFP 배터리에 대한 완성차 업계의 수요가 늘어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최근 연구개발 조직에 LFP 팀을 신설했고,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오창공장에 LFP용 양극재 파일럿 라인 착공에도 들어갔다.

이 상무는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LFP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자동차 회사들이 LFP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 시장이 열리고 있는 걸 보고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품질과 성능으로 중국산 LFP 양극재의 가격경쟁력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이 상무는 “기존의 LFP보다 밀도가 높은 제품으로 개발을 하고 있다”며 “품질과 성능을 높이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충족하는 방법으로 중국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북미 내 신규 배터리 셀 업체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상무는 “올해부터 해당 업체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양극재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 SK온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 계열사인 에코프로CNG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스크랩(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받고 있는데, 이를 다른 분야 협력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도 관심사다.

이 상무는 “생산한 양극재를 기존 공급 업체에 납품하기도 바쁜 상황이라 그동안은 신규 고객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재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도 양극재나 전구체, 재활용 등 여러 분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10월 상장 차질 없어”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최소 3조 원 이상의 몸값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4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예심 결과 발표가 이미 두 달을 넘게 기한을 넘기며 지연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입장에선 전구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상무는 “포항 4캠퍼스 전체에 대한 투자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초기 투자 비용 정도는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은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심사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에코프로 그룹의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이 상무는 “이사회 구성 내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정기이사회로 개편해 모든 주요 의사결정을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최근 기존 법무실 산하 컴플라이언스팀을 분리해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송정원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그룹은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주식 관련 제도도 보완했다. 이어 “임직원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해서 거래소에서 운영하는 K-ITAS(내부자거래 알림 서비스)에도 가입했다”고 말했다. K-ITAS는 상장회사 임직원들이 주식 거래를 하면 자동 통보가 되는 시스템으로 전체 상장 법인 중 가입률은 16%에 불과하다.

이 상무는 에코프로 그룹의 주식이 일명 ‘밈주식’이 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밈주식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말한다. 그는 “에코프로 직원들은 회사 주가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천천히 자기 길을 찾아가면 되는데 너무 급하게 오르는 바람에 주목받는 게 부담스러운 심정”이라고 했다.

이 상무는 “유행 타는 주식 종목으로 비춰지는 게 아쉽다”며 “에코프로가 가진 진짜 가치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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