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할 일 산더미인데"…FIU, 가상자산검사과 정원 '9명→7명'으로 축소

입력 2023-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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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상자산검사과 정원 감축
수년째 정원 대비 현원 부족해
“가상자산 현안 쌓여있는데…정책 역행”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자산검사과의 정원을 9명에서 7명으로 감축한다. FIU는 수년간 정원 대비 현원이 부족했는데,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며 각종 현안이 쌓여있는 까닭에 업계에서는 감독 및 규제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본지 취재결과, FIU는 가상자산검사과의 정원을 9명에서 7명으로 감축하는 ‘금융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4일 입법 예고하고 8일까지 관련 의견서를 제출 받았다.

개정령안은 한시 조직으로 설치한 가상자산검사과의 존속 기한을 2023년 9월 16일에서 2024년 6월 30일까지로 연장하면서, 가상자산검사과에 두는 정원을 9명에서 7명으로 감축을 골자로 한다. 현재 정원은 급수별로 △4급 1명 △5급 4명 △6급 3명 △7급 1명인데, 이중 △5급 1명 △6급 1명 실무 사무관을 자리를 줄인다. 또 금융정보분석원에 가상자산 관련 특정금융거래정보 심사·분석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증원한 한시정원 2명(△5급 1명 △6급 1명)도 5급 1명으로 줄인다.

가상자산 업계와 관가에서는 수년간 FIU 현원이 정원 대비 부족한 문제가 이어지자, 아예 정원을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 예산을 검토할 당시 FIU 현원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정무위의 2023년 금융위원회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FIU 정원은 83명이지만 현원은 파견 인원 34명을 포함해 68명에 불과하다. 이외에 직제에 반영되지 않은 파견 인력 13명이 추가로 근무 중이다.

FIU 인건비 집행률 역시 매년 본부에 비해 낮았다.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추경예산 대비 FIU의 인건비 평균 집행률은 83.71%였다. 평균 89.2%인 금융위에 비해 떨어졌다. 이를 두고 정무위는 "결원은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 간 인력 배치 불균형의 결과"라며 "적정 정원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FIU는 본래 금융위 내에서도 인기부서가 아니었던 데다가, 최근 가상자산 검사과는 각종 현안으로 업무가 쌓이며 금융위 내부에서는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김남국 사태·코인 예치금 먹튀’ 어쩌나…FIU, 전담 인력 기피현상 심각)

FIU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내에서는 원래 보험·은행·자본시장과 등 금융 정책을 다루는 부서가 인기 있고 승진 코스로 꼽힌다”면서 “그래도 최근에는 퇴직 이후를 생각하고 관련 업계로 이직하려는 생각에 FIU로 가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서는 금융위 본부 금융혁신기획단과 FIU 가상자산검사과 등 핀테크·신산업 분야 담당 부서의 상설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 상설화 이후 인력 증원,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지만, 행안부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금융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FIU뿐 아니라 금융위 인원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금융위에서는 인력을 늘리길 원하지만, 행안부에서 잘 늘려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다뤄야 할 업계 현안이 쌓여있는 가운데, 정원을 자체를 줄이는 데에 우려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은 요즘 웹3 산업을 키우겠다면서 금융청 내 진흥부서는 물론 현안별 특별TF 까지 만들어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데, 한국은 오히려 관련 부서 정원을 줄이다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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