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한껏 높인 모디가 승자”…G20 정상회의 한계 지적도

입력 2023-09-1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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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내년 총선 앞두고 공동성명 합의 끌어내…존재감 과시
G20은 한계 노출 평가도…“정상회의 의미 갈수록 찾기 어려워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하나의 미래' 세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하나의 미래' 세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인도 뉴델리에서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공동성명 합의를 끌어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공동성명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란 애초 예상을 깨고 모디 총리는 회의 첫날인 9일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은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이를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명시적으로 연결 짓거나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한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서방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보다 상당 부분 완화된 것이다.

대부분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 때보다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을 규탄하는 강력한 내용을 포함하길 원한 미국 등 서방국과 완화된 표현을 선호한 러시아 사이에서 절충한 결과로 보인다.

회원국 고위 관리 사이에선 이번 정상회담에서 절충안을 끌어낸 모디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일부 외신들도 합의를 이끈 모디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의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팎으로 이미지를 한껏 높였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일판 옵서버는 논설에서 “모디는 이미지를 끌어올렸지만, G20 정상회의는 그것 외에 이룬 것이 거의 없다”면서 “모디 총리는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들)의 지도자로 내세우는 데에 이번 행사를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모디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세계적 분열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회의 첫날 공동성명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이를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스카이 뉴스는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에게 이번 G20 정상회의는 선거운동을 시작할 절호의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디 총리 개인은 빛난 데 비해 G20 정상회의 자체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결점을 노출했단 지적도 나온다.

옵서버는 “G20 정상회의의 의미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식량안보, 채무탕감, 기후위기, 질병, 은행개혁, 디지털 인프라 등 세계적으로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신뢰할 만하며 합의된 조치는 만성적으로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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