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만기 길수록 한·미 국채금리 동조화 뚜렷"

입력 2023-09-11 12:00 수정 2023-09-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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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기물은 영향 낮아… 만기별 차별화
미 국채금리 움직임 및 영향 점검 필요

최근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국내 통화정책 여건이나 기대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 국채금리에 동조화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만기가 길수록 더욱 뚜렷이 동조화되는 모습인데, 이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11일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국채금리는 과거부터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으며, 이러한 동조성은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 더욱 강화됐다.

특히 한·미 국채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더욱 뚜렷이 동조화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 한·미 정책금리 격차가 1%포인트(p) 확대됐지만 장기물 간 격차는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한은이 금리 동조화에 대한 미 국채금리의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장기물일수록 미 국채금리의 영향이 커진 가운데, 올해 들어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미 국채금리의 영향이 낮아졌다. 한·미 금리 동조화가 만기별 차별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단기물의 경우 미 국채금리의 영향이 지난해 18~19% 수준에서 올해 10%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10년물에 대한 영향은 소폭 감소에 그치면서 여전히 50%를 상회했다.

이처럼 한‧미 금리 동조화 지속에도 한은은 최근 국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대체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중·단기물의 동조화 강도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데, 가계·기업 대출금리가 1년 이하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회사채, 은행채 등의 발행 만기도 3년물 이하 중·단기물 비중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한은은 "국내 장기금리의 경우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와 동조성이 높은 만큼,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 은행채 및 회사채 금리 등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최근 정책모기지 공급 확대 등으로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국채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미 국채금리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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