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수소전기차…최대 장점 '짧은 충전시간' 의미도 퇴색

입력 2023-09-11 15:2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7월 누적 글로벌 판매 전년比 9.6%↓
현대차 점유율 57.3%→38.1%로 감소
전기차 충전시간 빨라지며 장점 퇴색
1만7000대였던 정부 보급목표 37%↓

(자료/사진=현대차)
(자료/사진=현대차)

가파르게 상승했던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 시장이 올해 역성장했다.

전기차 충전기술의 발달로 충전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수소전기차 최대의 장점이었던 '빠른 충전'의 의미가 퇴색했다. 고를 수 있는 차종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성장세의 발목을 잡았다.

1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누적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는 총 961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 감소한 규모다.

현대차는 수소전기 SUV인 넥쏘(NEXO)를 비롯해 대형 트럭 일렉시티(ELEC CITY) 등 3662대 판매했다. 전체 판매는 넥쏘의 판매 부진 탓에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57.3%에서 올해 38.1%까지 감소했다.

현대차가 선두 자리를 유지 중이지만 2위 토요타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토요타 미라이(Mirai)는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북미에서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누적 2490대에 머물렀던 미라이 판매는 올해 2884대를 기록하며 400대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23.4%에 머물렀던 시장 점유율도 올해 6.6%포인트(P) 증가하며 30%대에 올라섰다. 동시에 현대차와의 격차도 23.9%P에서 8.1%P까지 좁혔다.

현대차와 토요타에 이어 중국도 수소전기차를 확대하고 있다. 상용차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한국과 함께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 의지를 보이고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면 수소차 시장은 역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지적된 수소차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충전 비용 상승, 소비자들의 한정된 수소차량 선택지 등이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전기차 시장에 많은 경쟁사 뛰어든 반면, 기술적으로 접근 자체가 어려운 수소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중국의 군소업체만 진출해 있다.

자연스레 선택할 수 있는 수소전기차가 부족하다는 점도 성장세의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 수소전기차 최대 장점이었던 ‘빠른 충전시간’의 의미도 퇴색했다. 현대차 넥쏘를 기준으로 수소탱크를 가득 채우면 3~5분이면 충분하다. 여기까지가 제조사의 발표치다.

다만 현실은 다르다. 수소충전소의 잔여수소 용량에 따라 수소전기차의 충전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수소충전소에 남아있는 잔여 수소가 부족할 경우 앞차가 충전을 마쳐도 곧바로 충전할 수 없다. 충전 압력이 차오를 때까지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수소충전소의 잔여 수소 용량이 30% 이하일 경우, 그런데 앞서 대기 중인 수소전기차가 4~5대라면 자칫 내가 충전할 때까지 1시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국, 최근에는 수소 충전소마다 실시간 잔여 수소 용량을 안내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는 꾸준히 증가 중이고, 충전 기술의 발달로 충전 시간도 짧아졌다.

현대차와 독일 폭스바겐 등이 주도하는 초고속 충전의 경우 10%에서 80% 충전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이 정도 충전을 위해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 정부의 수소전기차 보급 계획 관련 예산도 감소했다.

올해 27만3000대였던 전기차 보급목표는 내년 8% 증가한 29만5000대로 늘려 잡았다. 반면 수소전기차 보급목표는 오히려 감소했다. 환경부의 올해 수소전기차 보급목표는 1만7000대. 그러나 내년 보급목표는 1만750대로 36.7% 줄었다.

내년 환경부는 전체 예산이 올해보다 7.3% 증가한 14조5000억 원으로 편성된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더 크게 느껴진다.

수소차 보급 실적 부진과 국내 수소전기 승용차가 현대차 넥쏘 1종으로 한정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수소전기차 관련 예산의 집행 비율이 70%(2022년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정부의 예산 증액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수소전기차 시장이 역성장 중이지만 기업의 관련 투자를 지속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5년 수소전기차 넥쏘의 2세대 모델 출시를 공언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수소 산업에 대한 투자는 금시일 내의 결과보다는 후세대를 위해서 투자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822,000
    • -2.43%
    • 이더리움
    • 4,580,000
    • -3.94%
    • 비트코인 캐시
    • 692,000
    • -2.74%
    • 리플
    • 1,838
    • -10.86%
    • 솔라나
    • 341,700
    • -4.12%
    • 에이다
    • 1,331
    • -10.07%
    • 이오스
    • 1,111
    • +3.83%
    • 트론
    • 282
    • -5.37%
    • 스텔라루멘
    • 654
    • -10.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250
    • -5.92%
    • 체인링크
    • 23,030
    • -6.34%
    • 샌드박스
    • 777
    • +32.8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