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된 대전 학부모, 입장문서 “민원 넣은 적 없어, 우린 아냐”

입력 2023-09-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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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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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한 학부모가 입장을 밝혔다.

11일 ‘대전 교사 사망 사건’ 가해자 신상을 폭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중 한 명인 합기도 관장 아내라고 밝힌 학부모 A 씨가 쓴 입장문이 공개됐다. 대전 유성 지역에서 합기도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4명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A 씨는 먼저 “저희 자식을 가르쳤던 선생님께서 생을 마감한 데 있어 정말 안타깝고 애통한 심정이다”라며 “마음 깊은 애도와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자녀가) 학기 초 적응에 어려움을 보여 선생님과 2차례 상담을 하고 상담 때에는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학교를 나오면서 선생님에 대한 죄송함과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눈물을 펑펑 흘렸다”면서 “그 후 선생님께서 심리치료를 추천해주셔서 학교와 병행해 가정에서도 아이의 학교생활을 위해 심리치료도 꾸준히 받고 지도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의 아이의 행동으로 불편함을 겪었을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너무 죄송하다. 하지만 선생님의 지도에 불만을 가지고 아동학대 혐의로 선생님을 고소하거나 학교에 민원을 넣은 적은 결코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저 역시 아이들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선생님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아이 문제로 선생님과 상담하면 ‘죄송합니다. 선생님’이라며 머리를 숙이며 죄송함을 표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나온 ‘문제행동을 보인 자녀 4명의 학부모가 몰려다니며 선생님에 대한 루머를 퍼뜨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이에 대한 고민상담을 공유한 적은 있으나, 선생님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유포하거나 험담한 일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지금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에서 생계까지 위협받고 아이 신상까지 공개된 상황”이라며 “엄청난 심적 고통을 받고 있고, 왜 내가 이런 일에 연루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악의적인 신상털기, 악성 루머 등은 자제해주기를 바란다”며 “죄 없는 사람에게 2차 피해가 되지 않도록 허위 사실을 멈춰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A 씨 남편인 합기도관장 역시 이 카페에 글을 올려 “여기저기서 ‘살인자’라는 글을 보며 가슴이 울렁거리고 억울했다”며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에게 벌을 주기 위한 마음으로 그랬겠지만, 저희는 정말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20년 넘게 교직 생활을 했던 40대 교사 A 씨는 5일 유성구의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7일 오후 6시께 숨졌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2019년 대전 유성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낸 것을 계기로 수년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으며,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줄곧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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