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5’의 모든 것…‘급 나누기’ㆍ‘가격한계 도전’ 성공할까 [이슈크래커]

입력 2023-09-12 16:15 수정 2023-09-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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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 (사진제공=애플)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 (사진제공=애플)
애플의 신제품 공개가 임박했습니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 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인데요. 한국 시간으론 내일(13일) 새벽 2시, ‘아이폰15’ 시리즈, ‘애플워치9’ 시리즈, ‘애플워치 울트라2’ 등을 공개할 전망입니다.

이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건 새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15 시리즈입니다. 아이폰은 그간 세계 최대 IT 기업인 애플의 주 수입원으로 자리해왔습니다. 애플 전체 매출 중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48.5%고, 애플워치, 에어팟 등 주변 기기까지 합치면 무려 60%에 달합니다. 케이스 제조업체들도 아이폰15 시리즈의 케이스 제작과 판매에 나서는 등, 공개 전부터 상당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경기 불황 등에 따른 침체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애플도 예외는 아닙니다. 애플은 3일 3분기 매출이 818억 달러(한화 약 109조555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3개 분기 연속 매출액이 감소한 건데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는 4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을 2억2000만~2억2500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5% 감소한 수치이죠.

애플 입장에선 이번에 새롭게 공개하는 제품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이폰15 시리즈, 그중에서도 고가 모델인 ‘프로’, ‘프로 맥스’를 중심으로 수익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특히 이번 시리즈는 아이폰의 ‘3년 주기’에 따른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시장의 기대도 큰 상황입니다. 애플은 2014년 ‘아이폰6’에서는 4.7인치 대화면을 도입했고, 2017년 ‘아이폰X’에서는 홈버튼을 없애버렸으며, 2020년 ‘아이폰12’에서는 5G를 지원하는 등 3년 주기로 큰 폭의 변화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아이폰 15 프로 예상 디자인. (출처=MACRUMORS)
▲아이폰 15 프로 예상 디자인. (출처=MACRUMORS)
아이폰 15 시리즈, 뭐가 달라지나…USB-C 탑재되고 노치 사라져

먼저 아이폰 15 시리즈는 전작과 같이 △일반 △플러스 △프로 △프로 맥스 등 4종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앞서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등을 중심으로 아이폰의 새 최고 사양 모델인 ‘울트라’가 출시된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이번 시리즈에선 선보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새로운 라인업이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각 시리즈에선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충전단자가 전환됩니다. 이는 이번 시리즈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죠.

애플은 2012년 ‘아이폰 5’부터 애플 전용 단자인 라이트닝 단자를 고수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이를 USB-C 타입으로 교체하는데요.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이 전자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2024년부터 새로 출시되는 전자기기에 USB-C 타입 충전 단자를 적용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정한 데 따른 방침으로 해석됩니다. 아이폰에 USB-C 단자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또 2017년 ‘아이폰 X’ 이후 이어진 이른바 ‘M자 탈모’, 노치 디자인과도 결별하는데요. 지난해 아이폰 프로 라인업에 처음으로 도입됐던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일반 라인업에도 확대합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전면 카메라 홀을 알약 모양의 상태창으로 둘러싼 형태로, 애니메이션이 전환돼 여러 모양으로 확장되면서 상태 알림, 사용 중인 앱과 연동된 정보를 표시합니다.

1200만 화소의 기본 카메라는 4800만 화소 센서로 대체됩니다. 4800만 화소 센서는 지난해 아이폰 14 시리즈에서 선보였으나, 프로 모델에만 적용됐죠. 아이폰15 시리즈부터는 아이폰 6S가 출시된 지 8년 만에 1200만 화소가 사라지는 겁니다.

▲아이폰 14 프로 맥스. (사진제공=애플)
▲아이폰 14 프로 맥스. (사진제공=애플)
‘혁신’은 프로형 모델에만…A17 칩셋·티타늄 프레임부터 잠망경 카메라까지

그러나 사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애플의 ‘혁신’은 프로 모델에만 담깁니다. 애플은 매번 기본형(일반·플러스) 모델과 프로형(프로·프로 맥스)모델 성능에 큰 차이를 둬 왔습니다. 이른바 ‘급 나누기’ 전략이죠.

기본 모델의 개선점은 비교적 미미합니다. 앱 프로세서(AP)로는 A16 바이오닉 칩이 탑재되는데, 이는 지난해 아이폰 14 프로형 모델에 이미 적용된 바 있습니다. 애플은 기본형 모델엔 이전 세대 AP를, 프로형 모델엔 최신형 AP를 탑재해오고 있습니다.

반면 프로형은 외관부터 달라집니다. 우선 프레임이 기존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티타늄 소재로 변경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게는 전작보다 10% 줄어들고, 내구성은 높일 수 있습니다. 프로형의 화면 베젤은 전작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아이폰 15 프로형 모델의 AP로는 대만 TSMC의 3나노미터(nm) 공정으로 최초 양산되는 최신 칩셋 ‘A17 바이오닉’이 탑재되는데요. 앞서 벤치마크 플랫폼 긱벤치(Geekbench)의 데이터베이스에 해당 칩셋을 탑재한 아이폰 15 프로 시제품의 테스트 결과가 포착된 바 있습니다. 당시 A17 바이오닉은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점수로 각각 3269점, 7666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작 대비 싱글코어는 30%, 멀티코어는 18% 정도 향상된 수치입니다. 상당한 성능 개선이 기대되는 부분이죠.

카메라의 경우 프로 맥스에서 더 선명한 성능 향상이 체감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3배에서 5배, 최대 10배까지 광학 줌을 지원하는 잠망경 렌즈까지 탑재된다는 전언인데요. 잠망경 렌즈는 빛이 들어오는 통로를 잠망경처럼 굴절시켜서 초점 거리를 확보합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더 두껍게 만들지 않고도 고배율 광학 줌을 구현하죠. 해당 기술은 올해 아이폰 15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소개될 가능성이 크죠.

이번에 최초로 도입되는 USB-C 단자 성능도 차등화할 거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규격 자체는 모든 모델이 동일하지만,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건데요. 기본형에는 USB 2.0, 프로형에는 충전 속도가 훨씬 빠른 USB 3.2 또는 선더볼트 3 고속 포트가 탑재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AP/뉴시스)
▲(AP/뉴시스)
가격도 ‘혁신’?…애플, 전략적 한계 부딪힐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에서는 이번 아이폰 15 일반 모델과 플러스가 각각 799달러(한화 약 106만 원), 899달러(한화 약 120만 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15 시리즈 공개 수개월 전부터 인상설이 흘러나왔는데, 경기 침체와 부품 수급난 등 영향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였죠.

프로와 프로 맥스의 경우 각각 999달러(한화 약 133만 원), 1199달러(한화 약 160만 원)로 점쳐집니다. 최고 사양인 아이폰 15 프로맥스 1TB는 1699달러, 우리 돈으론 약 227만 원으로 전망되는데요. 역대 아이폰 시리즈 중 최고가입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며 한국 출고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애플은 신제품 출고가를 정할 때 미국 출고가를 기준으로 국가별 환율과 관세율을 반영해 책정하고 있죠.

최근 스마트폰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에도 프리미엄 제품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2분기에 판매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 이상은 프리미엄 스마트폰(600달러 이상)이었고, 전체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조사 결과 올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출하된 스마트폰은 아이폰 14 프로 맥스(2650만대)이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보였죠.

다만 전문가들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아이폰 가격을 올리는 게 애플의 부품 비용 충당 등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인데요.

미국 시장조사기관 소비자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의 공동 설립자인 조쉬 로위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아이폰 프로와 프로 맥스 고객들은 아마 참을성의 한계에 도달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프로와 프로 맥스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16년 애플을 퇴사한 후 독립 기술 고문으로 활동 중인 마이클 가텐버그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아이폰 프로의 기능이 전작과 무엇이 다른지 구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부분 사람은 ‘아이폰 13’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고, 기본적인 아이폰 카메라로도 충분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소비자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성능 개선 등 가격 인상의 가치를 뚜렷하게 체감해야 한다는 겁니다.

중국도 애플의 사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WSJ은 8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등 해외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니고, 직장 내 채팅방이나 회의에서 내려진 지침이라고 합니다. 중국이 이 조치를 국영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전체 매출액 중 19%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실로 중국 정부가 아이폰 금지령을 광범위하게 내리고 있다면, 애플의 중국 사업은 타격이 불가피한 거죠.

WSJ은 애플이 미·중 갈등의 ‘가장 큰 볼모’(Pawn·체스의 졸)가 되고 있다며 “애플은 테크 업계의 왕일지 몰라도, 세계 최대의 두 경제권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제 전쟁’에서는 하나의 게임 조각에 불과할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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