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성격에 대해서는 언급 없어
BP 탄소배출 제로 프로젝트 흔들릴 듯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인 영국 BP의 버나드 루니(53)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사임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BP는 성명을 내고 루니 CEO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사임 이유는 CEO에 오르기 전 ‘회사 동료와의 개인적인 관계’라고 밝혔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머레이 오친클로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를 맡을 예정이다.
회사는 “루니 CEO가 자신이 이전에 공개한 동료들과의 관계에 관한 내용이 완전히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회사에 알렸다”면서 “그는 모든 관계에 대한 세부 사항을 회사 측에 알리지 않았으며, 회사 측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루니 CEO는 지난해 5월 ‘회사 동료와의 개인적 관계에 관한 행위’에 대해 이사회 조사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는 ‘관계’의 성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일랜드 출신인 루니는 1991년 21세의 나이에 석유 시추 엔지니어로 BP에 입사해 차곡차곡 경력을 쌓은 ‘BP맨’이다. 2020년 49세의 나이로 CEO에 오른 그는 탄소배출량 감축과 함께 석유회사인 BP를 재생에너지 개척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2050년까지 BP의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그가 내건 재생에너지 전환 등 탈탄소 프로젝트는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BP는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의 30년 생산량을 2019년 대비 40% 줄이고 청정에너지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표했으나 올해 2월 생산량 감축 목표를 25%로 수정했다.
실적도 악화했다. 지난해 BP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인 277억 달러(약 36조76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강세가 진정되면서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급감한 17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