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버튼 하나로 디자인이 바뀌네

입력 2023-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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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접목된 다양한 LED 기술
낮은 발열과 긴 수명으로 인기 얻어
LED 이용해 여러 디자인 차에 심어
선택에 따라 LED로 디자인 변화해

자동차에 달린 램프는 어두운 밤길에서 단순하게 내가 갈 도로를 비추거나 나의 존재를 알리는 게 전부였다. 내가 나아갈 방향을 다른 차에게 알리는 역할도 맡았다.

램프의 진화는 1990년대 말 시작했다. LED(Light Emitting Diode), 즉 발광 다이오드 기술이 발달하면서 하나둘 자동차에 새 조명 기술이 접목됐다.

LED는 하나의 반도체 발광소자다. 빛 효율이 높아 일반 백열등보다 수명이 최대 30배에 달한다. 일반 전구와 달리 발열도 없다. 전기 에너지의 90%를 빛으로 전환해 효율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감 효과가 꽤 크다.

엔진의 힘을 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LED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가득했다. 일반 전구 방식 등을 실수로 켜놓으면 자칫 배터리가 방전되기 일쑤다. 반면 LED 램프는 실수로 등을 켜놓았다고 쉽게 방전되지 않는다. 그렇게 자동차 램프는 하나둘 LED로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LED 램프는 뛰어난 효율성은 물론 설계를 통해 광량을 조절하기 쉽다. 여기에 일반 전구보다 빛의 경계가 뚜렷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순하게 전방을 비추는 것은 물론 하나의 선과 면을 구성해 자동차의 디자인을 바꾸기도 한다. 예컨대 네모 반듯한 모양의 후미등 속에 동그란 LED 램프를 심어 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환한 낮에는 네모난 후미등이 밤에 LED를 밝히면 동그란 후미등으로 달리 보일 수 있기도 하다. 이른바 빛으로 빚어낸 조형을 의미하는 ‘라이팅 아키텍처’ 기술이다.

2023년 독일에서 열린 IAA를 통해 등장한 다양한 라이팅 기술에 완성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 하나의 자동차 디자인 속에 다양한 LED 램프를 심어 여러 디자인으로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BMW 콘셉트카 비전 노이에 클라세. 위아래로 때로는 좌우로 갈팡질팡했던 키드니 그릴은 이제 좌우로 영역을 넓히면서 전조등까지 품었다. 그 안에 다양한 LED 기술을 접목해 화려한 디자인도 심어넣었다.   (출처=BMW AG)
▲BMW 콘셉트카 비전 노이에 클라세. 위아래로 때로는 좌우로 갈팡질팡했던 키드니 그릴은 이제 좌우로 영역을 넓히면서 전조등까지 품었다. 그 안에 다양한 LED 기술을 접목해 화려한 디자인도 심어넣었다. (출처=BMW AG)

BMW 비전 노이에 클라세

앞으로 2년 뒤 양산할 BMW 소형 세단의 밑그림이다.

최근 위아래와 좌우로 갈팡질팡하던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은 좌우로 길게 늘어서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전조등과 뚜렷하게 구분됐던 키드니 그릴은 이제 하나의 레이아웃으로 통합됐다. 커다란 그릴 안에 전조등과 주간 주행등을 심어 넣은 것은 물론 그 안에 다양한 LED 램프를 덧대 변화무쌍한 디자인을 뽑아냈다.

BMW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선보인 것인 만큼, 향후 BMW 전체 제품군으로 이와 유사한 디자인 콘셉트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뚜렷한 선과 선 사이를 풍만한 입체감으로 채웠던 이전의 BMW와 사뭇 다르다. 입체감 대신 선을 강조한 모습이 독특하다. 화려함 대신 정제된 모습을 밑그림으로 다양한 LED 기술이 화려함을 덧댔다.

뒤쪽 후미등 역시 마찬가지. 반듯하게 각진 레이아웃 속에 다양한 LED가 화려함을 더했다. 나아가 앞쪽 그릴의 전유물이었던 키드니 그릴 형태가 뒤쪽 후미등까지 이어진 모습이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다음 세대 새 디자인에 접목한 모습이다.

▲콘셉트 CLA-클래스는 2024년께 양산차로 등장할 CLA의 밑그림이다. WLTP기준, 1회 충전으로 750km를 달릴 수 있는 순수 전기차다. LED 기술을 통해 매끄러운 디자인 속에 잔뜩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어 내 눈길을 끈다.    (출처=다임러 미디어)
▲콘셉트 CLA-클래스는 2024년께 양산차로 등장할 CLA의 밑그림이다. WLTP기준, 1회 충전으로 750km를 달릴 수 있는 순수 전기차다. LED 기술을 통해 매끄러운 디자인 속에 잔뜩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어 내 눈길을 끈다. (출처=다임러 미디어)

메르세데스-벤츠 콘셉트 CLA-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행사를 통해 콘셉트 CLA 클래스를 선보였다.

잔뜩 화가 난 모습의 전조등은 오로지 LED를 활용한 디자인 터치다. 2024년 CLA-클래스로 등장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현재 CLA-클래스의 세련미를 고스란히 이어받았으나 내용물은 확연히 달라졌다.

먼저 앞쪽 펜더에서 시작해 보닛을 한 바퀴 돌아 나온 LED 램프가 시선을 끈다. 이 LED 램프 아래에 눈을 절반쯤 감춘 전조등이 잔뜩 공격적인 모습을 빚어낸다.

한껏 크기를 키운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삼각별 엠블럼은 더 커다란 그릴 속에 심었다. 번쩍이는 입체형 크롬 엠블럼은 이제 평면으로 진화했다. 엠블럼 모양 그대로 LED 램프가 빛을 발하는 점도 독특하다.

새 파워트레인은 비전 EQXX (Vision EQXX)의 전기 동력원이 밑그림이다. 유럽 기준으로 1회 충전으로 75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독특하게도 고객이 배터리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 전기차가 주로 쓰는 NCM 배터리, 중국 전기차에 많이 사용되는 LFP 배터리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성능을 따진다면 NCM 배터리를, 가격을 고려한다면 LFP 배터리를 선택하면 된다.

▲올해 등장한 2024 아우디 Q8은 주간주행등과 테일램프 속 LED 디자인을 운전자가 바꿀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우의 수는 모두 4가지다.  (출처=뉴스프레스UK)
▲올해 등장한 2024 아우디 Q8은 주간주행등과 테일램프 속 LED 디자인을 운전자가 바꿀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우의 수는 모두 4가지다. (출처=뉴스프레스UK)

일반 양산차도 버튼으로 디자인 바꾸는 시대가 됐다. 올해 등장한 아우디의 Q8 부분 변경 모델도 버튼 하나로 차의 램프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주간 주행등은 제조사의 설계에 따라 정해진 모양을 지닌다.

다만 아우디는 4가지 모양의 주간 주행등을 마련했고, 오너에게 선택권을 줬다. 운전석에서 설정을 통해 4가지 모양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지금은 4가지에 머물러 있으나 선택권이 40가지로 늘어날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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