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ㆍ리볼빙 금리 공시에 카드업계 출혈경쟁 우려

입력 2023-09-17 08:00 수정 2023-09-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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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카드사 순이익은 1조4168억원
전년 동기 대비 12.8%↓
출혈경쟁 심화로 소비자 혜택 축소 우려

(뉴시스)
(뉴시스)

카드 대출 및 리볼빙 평균 금리가 공시되면서 카드업계의 출혈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금리를 비교·분석할 수 있게 돼 카드사별 금리 경쟁 유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고객 유치를 위한 지나친 경쟁으로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한다.

17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카드대출 및 리볼빙 금리 비교공시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공시 시스템에 보다 쉽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으로 내주 20일부터 시행한다.

이번 공시는 기존 신용카드 공시 시스템에 회사별 카드대출·리볼빙의 평균 금리를 한 화면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요약 화면이 신설된다. 소비자들이 금리를 한눈에 비교해 카드대출과 리볼빙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다양한 금리 정보로 카드대출, 리볼빙 금리를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되면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 및 카드사별 금리 경쟁 유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이번 비교공시 제도 도입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대출과 리볼빙 금리 비교공시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 이후 카드사 간 금리 인하 경쟁이 심화돼 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카드사는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론과 리볼빙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최근 카드사들은 조달금리 상승과 가맹점수수료 역마진 여파로 이익이 급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순이익은 1조41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억 원(12.8%) 감소했다.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돼 이를 상쇄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용대출 등의 대출사업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리볼빙 등 고금리 상품에 대한 마케팅 강화에 나섰지만, 비교공시 제도 도입으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실적 감소로 인해 저신용 고객들에 대한 장ㆍ단기 대출 한도와 6~12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고객 혜택을 줄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취지는 좋으나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피해가 일부 소비자들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며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개선 등 카드사의 수익성을 회복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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