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엔총회 계기 '경제 외교전'…개발·기후·중앙아시아 협력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성사한 양자 회담을 통해 '경제 외교전'도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윤 대통령은 무역, 투자, 원자력발전소(원전), 방산, 인프라,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 에너지, 관광, 인적 교류 등 분야별로 한국 기업과 국민이 뛸 수 있는 더 넓은 운동장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미국 뉴욕에 방문한 18일(현지 시각)부터 19일까지 총 17개 국가와 회담을 했다. 대통령실은 뉴욕에 머무는 남은 이틀 동안 20여 개의 양자 회담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계기로 총 40개국 이상 정상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현지 시각 19일)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경제 외교' 행보에 대해 "5000만 명 규모의 국내 시장을 50억 인구 이상의 글로벌 시장으로 견인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계기로 열린 양자 회담 동안 △대륙별 개발협력 파트너 접촉 △기후 협력국 지원 △중앙아시아와 협력 중심 등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뉴욕 방문한 이틀간 아프리카와 중남미 9개 국가와 만났다. 아프리카는 자원이 풍부하고 개발 수요가 큰 대륙으로 평가된다. 중남미 국가는 한국에게 중요한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협력국가로 꼽힌다.

김 차장은 "오늘(19일) 오찬을 가진 가나, 목요일(21일) 오찬을 함께할 파라과이는 각각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대표적인 개발협력국"이라며 "어제(18일) 만난 스리랑카, 목요일에 만날 네팔과 같은 나라는 아시아에서 개발협력 분야에서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내년부터 활동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제의 상당수가 이들 지역 정세와 관계된 것"이라며 "이들과 만남을 통해 안보리 이사국이자 글로벌 책임 국가, 기역 국가로서 활동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뉴욕 방문 기간 수교 이래 처음으로 8개 국가와 정상회담도 한다. 김 차장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계기에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산마리노와 수교 이래 최초 정상회담을 개최해 유럽 외교의 외연을 넓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계기로 카리콤(카리브공동체), 태평양 도서국 국가들과 그룹 오·만찬도 가진다. 이들 국가 국민 생활 방식은 해양 환경에 크게 좌우되며, 기후 변화가 일반 국민 생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이들 국가와 만나) 기후변화, 재난 대응이라는 공동 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 위해 관련 지원을 약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과 회담에서는 보편적 가치의 공감대에 바탕해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김 차장이 설명했다.

김 차장은 양자 회담에서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개시한다"는 의미도 설명했다. 5개 국가로 이뤄진 중앙아시아는 에너지 자원 부국이자 차세대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계기에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3개국과 만났고, 키르기스스탄도 만날 예정이다. 타지키스탄을 제외한 중앙아시아 5개 국가 중에 4개 국가를 이번 유엔총회 계기에 모두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와 만남에서는 전략적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원전, 방산,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 수주 지원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유엔총회 계기에 중앙아시아 5개국과 첫 정상회담을 열어 안보, 무역, 기후변화, 법치 개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향후 한미가 동시에 중앙아시아와 협력 가능한 분야를 함께 논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