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약보합, 저가매수+유럽 물가 안도에 장중 약세 만회

입력 2023-09-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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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금리 상승+외인 선물 매도에 장초반 약세 분위기
한은 단순매입 없다 소식엔 실망, 단기시장 유동성 공급 뉴스엔 반색
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 대기 속 악재 선반영 인식도
CD91일물 금리 7거래일째 오르며 8개월만에 최고치 행진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이틀연속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다만 장중 금리 고점 인식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된데다, 영국 등 유럽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장중 약세폭을 만회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영국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7% 올랐다. 이는 전월에 이어 0.1%포인트 더 하락한 것이며, 시장 예측치 7.1%를 하회한 것이다.

한국은행발 뉴스도 영향을 미쳤다. 국고채 단순매입이 없다는 소식엔 실망하는 분위기였으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한 단기시장 유동성 공급 뉴스가 전해진 것은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밤사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36%선까지 올라서며 15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세까지 가세하며 장후반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를 돌파해 4%대에 근접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얇은 장 속에서 변동성만 커진게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은행채 등 크레딧 부담과 미국 연준(Fed) 등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리스크 선반영 인식과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혼재해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0.5bp 하락한 3.901%를 기록했다. 국고3년물은 0.3bp 오른 3.890%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10년물은 1.1bp 올라 3.963%를 보였다. 국고10년 물가채는 전일대비 보합인 1.237%를 나타냈다.

이자율스왑(IRS)와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는 1bp 상승한 3.81%에 고시됐다. 이는 7거래일째 오름세로, 1월13일 3.88% 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다.

한은 기준금리(3.50%)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39.0bp로 벌어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8bp 확대된 7.3bp를 보였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1bp 상승한 272.6bp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3틱 오른 103.0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02.91과 103.07을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16틱을 기록해 사흘만에 두자릿수대로 올라섰다.

미결제는 40만3441계약을, 거래량은 16만4857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41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은행은 6236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5901계약을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전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만2751계약을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달 17일 1만5903계약 순매수 이후 한달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과 같은 108.50을 기록했다.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던 가운데 장중 저점은 107.95였다. 장중변동폭은 55틱을 보여 11일(62틱) 이후 가장 컸다.

미결제는 16만7521계약을, 거래량은 6만4447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에서도 미결제 및 거래량이 각각 1계약씩 있었다. 회전율은 0.38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5502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1일 8508계약 순매도 이래 가장 큰 일별 순매도 규모다. 반면 금융투자가 4750계약, 은행이 1082계약씩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고평 1틱을, 10선은 고평 3틱을 보였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의 경우 금융투자가 240계약을 기록했다.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유가급등에 따른 글로벌 물가 불안 영향으로 미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함에 따라 국내 채권도 약세 출발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이어지면서 금리 상승폭은 확대되기도 했다. 다만 연중 최고치를 찍은 금리 레벨에 대한 반발 매수세 유입과 함께 영국 및 독일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금리는 반락했다. FOMC나 BOJ에 대한 선반영 인식도 시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됐다”며 “장중 한은에서 국고채 단순매입이 없다는 뉴스는 실망을 주기도 했지만 이후 장이 한참 밀릴 때 단기시장 유동성 공급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를 덜어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채 등 크레딧 부담과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악재가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 상하방 리스크는 비슷한 것 같다. 향후 유가 움직임이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FOMC를 앞두고 외국인 선물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장중 약세흐름을 이어가다 장후반 다소 크게 강세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 참여는 극도로 저조한 가운데 얇은 수급으로 변동성만 큰 양상이었다”며 “한은의 단기시장 유동성 공급 가능성 등 뉴스가 나오면서 시장이 다소 반전한 면이 있고, 여기에 독일 생산자물가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도 강세 전환 재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또 “FOMC를 앞두고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오른 만큼 시장은 강세에 대한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금통위 스탠스로 봤을때 국내 기준금리는 미국과 상관없이 올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상황이다. 국고채 3년물 4% 부근에서는 저가매수 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FOMC 동결에도 불구하고 미국채가 추가로 약해진다면 고민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선물 잔고도 다 빠져나간 상태에서 추가 약세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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