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제도 개선에 시장만 된서리…서울 분양권 거래 ‘뚝’

입력 2023-09-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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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를 보이던 서울 내 분양·입주권 거래가 뚝 끊겼다. 지난달 거래량은 7월의 60% 수준으로 줄었고, 이달 거래량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하반기 분양가와 집값 상승에 따른 청약 경쟁률 급증 등의 영향으로 분양권 거래가 늘어야 정상이지만, 되려 분양권 거래가 쪼그라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단지 실거래 의무 폐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전까진, 정책 불확실성으로 분양권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록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달 분양권 거래량은 43건(거래취소건 제외)으로 지난 7월 73건 대비 41%(30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9건으로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이번 달은 실거래 이후 신고 기한이 남았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달보다 거래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은 거래량도 줄었지만, 가격 상승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용면적 84㎡형 입주권은 지난 7월 20일 최고 19억655만 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평형 다른 실거래가 역시 18억7731만 원으로 19억 원에 근접한 수준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해당 평형 입주권 최고가는 18억9230만 원으로 전월 신고가보다 1425만 원 낮은 금액 수준에 머물렀다.

강북지역도 비슷한 양상이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59㎡형 입주권은 지난 19일 7억2775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0일 같은 평형이 8억5010만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억2235만 원 저렴하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 미아’ 역시 전용 59㎡형 분양권이 8억7124만 원에 팔렸다. 해당 평형 분양가격이 8억6000만~8억7000만 원대였음을 고려하면 웃돈(프리미엄)은 1000만 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연일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기간으로 따지면 18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신고가 거래 비중이 부쩍 늘어 지난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1건(10.0%)은 신고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14.31%)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국회 내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 논의가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회의를 시작도 못 하고 종료했다. 향후 법안심사소위 개최 일정은 미정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모습. (이투데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모습. (이투데이)

현재 여야가 정치 현안으로 대치 정국을 이어가는 데다 야당이 실거주 의무 폐지는 ‘갭 투자’ 등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합의는 쉽지 않다. 또 실거래 의무 폐지 이외에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법안 논의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일각에선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의 연내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까지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실거주 의무 폐지 논의가 지연되면서 시장에선 (폐지가) 안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여기에 분양권 거래 가능한 단지도 줄어들었고,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으로 분양권 시세도 많이 올라 수요자는 여러 측면에서 구매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의 국회 통과 이전까지는 분양권 거래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섣불리 거래에 나서기 어려운 갑갑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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