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하락에 애타는 ELS 개미…추가 하락시 원금 손실 우려도

입력 2023-09-2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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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편입 ELS 녹인 규모 증가세 지속
올해 홍콩H지수 9.7% 하락…지난해 고점 대비 29% 내려
“내년초 만기 상환 시 대거 원금 손실 예상…불안감 커져”

▲홍콩 항셍은행 전광판 (ap/뉴시스)
▲홍콩 항셍은행 전광판 (ap/뉴시스)

“내년 만기 상환 시 원금 손실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찾아오는 홍콩H지수(HSCEI)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의 미상환잔액이 증가하면서 국내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홍콩H지수가 지난해 고점 대비 29% 가량 하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1년 발행 물량이 대거 조기 상환에 실패하면서 증권가에선 내년 만기 상환 시기 들어 원금 손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콩H지수 편입 ELS 녹인 미상환잔액 8.7조…연중 최대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출처=한국예탁결제원)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홍콩H지수 편입 ELS 상품의 녹인(knock-in·원금 손실) 레벨 55% 이상 미상환잔액은 8조7203억 원으로 집계됐다.

ELS 상품은 만기일까지 주가지수나 해당 종목의 주가 등 기초자산의 가격이 정해진 요건을 하회하지 않으면 미리정해둔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ELS 상품의 원금손실 구간은 대부분 기준가 50~55%에 집중돼 있다.

홍콩H지수 연계 ELS 미상환잔액(녹인레벨 55% 이상)은 지난해 10월(8조6072억 원) 이후 11월(8조5413억 원), 12월(8조4741억 원), 올해 1월 (8조3558억 원)까지 쭉 감소세였다. 그러나 올해 2월(8조3643억 원)부터 재차 반등을 시작해 이달 들어 연중 최대치로 늘었다. 3월(8조2784억 원), 4월(8조3512억 원), 5월(8조4111억 원), 6월(8조6177억 원), 7월(8조7040억 원)까지 매달 늘던 미상환잔액 규모는 8월(8조2957억 원) 줄어드는 듯 했으나 재차 증가한 상태다.

홍콩H지수가 올해 내내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여파다. 홍콩H지수는 올해 들어 9.78% 하락 중이다. 지난해 저점 4938.56(10월 31일) 찍은 후 올해 초까지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다시 흘러내리고 있다.

홍콩H지수는 1월 26일 7773.61를 기점으로 2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월 고점을 기준으로 최근까지 약 29% 가량 하락한 상태다.

ELS 상품의 경우 녹인이 발생해도 요건을 충족하면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 주가가 반등하면 재고를 정리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주가가 재차 하락하면서 재고정리가 되지 않아 미상환잔액이 불어난 모습이다.

◇내년초 만기 상환 시 대거 원금 손실 예상…“불안감 커져”

(출처=유안타증권)
(출처=유안타증권)

특히 2년전인 2021년에 발행된 홍콩H 지수 관련 ELS 물량의 대부분이 조기 상환 받지 못한 상황이다. 2021년 1, 2월에 발행된 물량은 모든 중간평가가 끝나 이제는 내년 1, 2월 만기 상환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2년에 발행된 ELS는 대체로 조기상환에 성공하고 있지만 2021년에 발행된 홍콩H지수 관련 ELS는 지금도 조기 상환을 받지 못한 물량이 상당수”라며 “내년 만기 상환에서도 적지 않은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등 ELS 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1년 2월에 발행된 홍콩H 관련 공모 물량의 52%는 이미 하단 배리어를 터치했다.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홍콩H 관련 ELS는 40% 전후한 수준의 하단 배리어 터치 비율을 보여 만기 상환 조건이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 연말까지 ELS 상환은 원활할 것으로 보이지만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홍콩H관련 ELS 물량은 내년 1월부터 상반기 내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만기 도래 물량은 기준가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격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홍콩H지수 편입 ELS 발행 규모도 2021년 이후 투자 수요가 위축되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H지수 편입 ELS 발행 규모는 11조9000억 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3조 원으로 감소했다. H지수 편입 비중은 2021년 상반기 39.7%에서 지난해 상반기 20.5%, 올해 상반기 17.2%로 줄었다.

홍콩H지수의 발행 잔액은 20조5000억 원으로 S&P500(36조 원), 유로스톡스50(32조8000억 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들 대부분은 2021년 중 발행된 것으로 지수 하락과 조기상환 실패로 미상환된 잔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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