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용성 갖춘 SUV 찾는다면…혼다 ‘CR-V’

입력 2023-09-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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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직선 활용한 'SUV'스러운 디자인 인상적
하이브리드 기술력 갖춘 저소음 주행 질감 제공
통풍 시트 부재, 2열 부족한 헤드룸 등 아쉬움도
넓은 공간…실용적인 SUV 찾는다면 좋은 선택지

▲캠핑 컨셉으로 꾸민 혼다 CR-V. 공간이 넓어 차박 등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2mj@)
▲캠핑 컨셉으로 꾸민 혼다 CR-V. 공간이 넓어 차박 등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2mj@)

혼다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가 국내에 상륙했다. 최근 몇 년간 혼다코리아가 국내에 신차를 적극적으로 들여오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CR-V의 국내 출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SUV 열풍과 더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준중형 SUV 차급에 해당하는 모델인 만큼 경쟁에 자신감이 없다면 출시가 어려운 차다.

1995년 출시 이후 6세대에 걸쳐 혼다의 대표적인 볼륨 모델로 자리잡은 CR-V를 직접 시승했다.

직선적인 디자인…SUV의 '강인함' 강조한다

▲혼다 CR-V 정측면. 곳곳에 적용된 직선적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이민재 기자 2mj@)
▲혼다 CR-V 정측면. 곳곳에 적용된 직선적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이민재 기자 2mj@)

6세대 CR-V의 디자인적 변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SUV스럽게 변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전작인 5세대 CR-V가 곡선을 활용해 ‘귀여운’ 인상을 풍겼다면 6세대 CR-V는 직선의 과감한 활용을 통해 SUV로서 강인한 정체성을 강조한다.

날카로운 직선은 차량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면 보닛의 굴곡은 물론 헤드 램프의 형상, 육각형을 늘여놓은 듯한 그릴, 측면의 보디 라인 등 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외관 디자인의 대부분에 직선이 활용됐다.

전면 그릴 크기도 두 배가량 커지며 강인한 인상을 더했다. 전작에서는 그릴이 상하 두 부분으로 분리되는 듯한 인상이었다면 이번 CR-V는 혼다의 엠블럼이 그릴에 파묻힐 정도로 그릴이 커졌다.

▲CR-V 후면 디자인. 전통적인 세로형 리어 램프가 적용됐다. (이민재 기자 2mj@)
▲CR-V 후면 디자인. 전통적인 세로형 리어 램프가 적용됐다. (이민재 기자 2mj@)

후면에는 CR-V의 전통적인 디자인 특징인 세로형 리어 램프가 적용됐다. 넓은 뒷면은 직선 두 개 정도를 활용해 단순한 형태로 완성했고 좌우 리어 램프 하단에 CR-V라는 모델명과 투어링이라는 트림명이 각인돼있다.

▲CR-V 1열 디자인. 대시보드 등 전반적인 디자인이 수평적 형태로 마무리됐다. (이민재 기자 2mj@)
▲CR-V 1열 디자인. 대시보드 등 전반적인 디자인이 수평적 형태로 마무리됐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에서도 직선을 활용한 수평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정확히 3시와 9시 위치를 향하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 가로로 길게 늘어진 매쉬 타입 송풍구와 대시보드까지 모든 디자인 요소가 수평적 구조를 갖춰 안정감과 개방감을 더한다. 전면 디스플레이 크기는 다소 작다. 1열과 2열 시트 모두에 오렌지 스티치를 통해 스포티한 감성을 더했다.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통풍 시트는 적용되지 않았다.

▲CR-V 2열 시트. 앞좌석과의 거리는 충분하지만 헤드룸이 다소 답답하다. (이민재 기자 2mj@)
▲CR-V 2열 시트. 앞좌석과의 거리는 충분하지만 헤드룸이 다소 답답하다. (이민재 기자 2mj@)

전반적으로 차체를 키운 덕에 실내 공간감은 충분하다. 이전 모델 대비 6세대 CR-V는 전장을 75mm, 휠 베이스는 40mm를 늘이며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 2열에 앉았을 때도 앞뒤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헤드룸이 낮아 살짝 답답한 느낌이 드는 부분은 아쉽다.

▲CR-V 트렁크 공간. 좌석 공간을 더 넓혀도 될 정도로 넓은 적재 용량을 갖췄다. (이민재 기자 2mj@)
▲CR-V 트렁크 공간. 좌석 공간을 더 넓혀도 될 정도로 넓은 적재 용량을 갖췄다. (이민재 기자 2mj@)

트렁크 공간은 매우 넓다. CR-V의 트렁크 적재 용량은 1113리터(L)로 골프 캐디백 4개, 25인치 캐리어 4개가 들어가는 크기다. 심지어 2열 폴딩 시 2166L까지 적재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많은 짐을 싣거나 차박을 선호한다면 충분한 강점을 갖는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 인상적인 하이브리드 기술력

▲CR-V의 주행 이미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한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CR-V의 주행 이미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한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CR-V는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라는 정체성에 걸맞은 충분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제원상 CR-V의 출력은 엔진 147마력(ps)과 최대토크 18.6kg·m, 모터 184마력과 최대토크 34kg·m다. 체감되는 출력은 200마력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로, 도심 주행이 잦은 국내 도로 사정상 출력 부족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복합 기준 연비는 14.0km/L를 인증받았지만 비교적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던 시승에서는 15.5km/L 정도의 연비를 나타냈다.

실제 주행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모터와 엔진 출력이 교차되는 지점이 매우 부드럽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저속에서는 모터를,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모터에서 엔진으로, 엔진에서 모터로 동력 발생 주체가 넘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부드럽게 넘기는 것이 하이브리드 기술력의 핵심이다.

▲CR-V의 주행 이미지. 하이브리드 차인 만큼 장점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도심에서 주행이 더욱 어울린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CR-V의 주행 이미지. 하이브리드 차인 만큼 장점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도심에서 주행이 더욱 어울린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CR-V는 체감상 약 시속 40km 정도를 전후로 엔진과 모터가 교차하는 듯했는데, 이 과정이 매우 부드러웠다. 차에 느껴지는 충격도 없었으며 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도 자연스럽게 엔진 출력으로 넘어간다.

대부분 하이브리드차가 그렇듯 가속 과정은 ‘폭발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노말 모드 이하로는 고속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력이 충분하게 느껴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상 사운드가 활용되며 보다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더하는 것도 매력이다.

승차감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서스펜션이 다소 단단하게 세팅돼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속력을 과감하게 줄이는 편이 안정적이다. 고속에 진입할수록 풍절음이 들리는 듯한 부분은 아쉬웠다.

실용성 갖춘 SUV 찾는다면 좋은 선택

▲킥 모션을 통해 CR-V 트렁크를 여는 모습. (사진제공=혼다코리아)
▲킥 모션을 통해 CR-V 트렁크를 여는 모습. (사진제공=혼다코리아)

CR-V는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라는 정체성을 착실히 드러내는 차다. 토요타 RAV4, 기아 스포티지 등 쟁쟁한 모델을 상대로 동급 최강의 공간성과 안정적인 주행감이라는 무기를 갖췄다.

실용적인 SUV가 필요하다면,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느끼고 싶다면 여기, 혼다 CR-V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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