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잘 팔렸는데…라면 가격 인하, 실적 성장세에 제동?

입력 2023-09-26 18:00 수정 2023-09-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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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성장세, 전 분기 대비 ‘비실’

제반 비용 상승에…동결 품목도 인하 효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 압박에 식품사들이 7월 라면 가격을 줄줄이 내리면서 3분기 실적 성장세가 전 분기에 비해 다소 꺾인 모양새다. 일부 업체들이 주력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 일종의 ‘꼼수’를 썼음에도 제반 비용 상승으로 실제로는 내린 효과가 났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농심의 3분기 영업이익은 4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내내 이어졌던 실적 성장세는 다소 꺾였다. 농심의 영업이익은 1분기 638억 원, 2분기 53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분기는 85.8%, 2분기는 무려 1162.6% 증가한 성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큰 성장은 하지만 1~2분기와 비교하면 폭은 줄어든 것.

오뚜기도 3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1~2분기와 비교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오뚜기는 올해 1분기 654억 원, 2분기 6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에는 554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25.2% 증가한 실적이다. 전 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35.4%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농심과 마찬가지로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삼양식품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3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9% 증가할 전망이다. 전 분기 증가율 61.2%와 비교하면 더욱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올 2분기 15.5% 수준에서 3분기에는 12.1%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식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라면 3사의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제품은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농심은 7월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했다. 오뚜기도 스낵면, 참깨라면, 진짬뽕 등 라면류 15개 제품 출고가를 5% 내렸다. 다만 주력 제품인 진라면은 2021년 8월까지 약 10년간 가격을 동결했다는 이유로 내리지 않았다.

삼양식품도 비슷한 시기 삼양라면 등 12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했다. 하지만 매출에서 65%가량을 차지하는 불닭볶음면 제품들은 인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등 제반 비용 상승 때문에 가격을 인하하지 않아도 실적에는 내린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눈치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기존 주력 제품을 뛰어넘는 신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올해 농심은 ‘먹태깡’·‘신라면 더레드’, 오뚜기는 ‘마열라면’ 등 신제품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실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라면 시장은 출혈적인 가격 경쟁은 지양하고 제품 중심의 건전한 경쟁으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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