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10명 중 9명이 대출 상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8일부터 14일까지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를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1345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87.6%가 “현재 대출금 상환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소공연은 장기화된 경기 악화로 부채가 늘어난 데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어 금융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응답자의 59.7%가 작년대비 대출 잔액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소상공인 금리우대를 통한 이자비용 절감’을 가장 필요한 금융지원으로 꼽았다.
금융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에 대해 ‘월 5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소상공인이 32.6%로 가장 많았다. ‘월 500만 원~1000만 원’은 19.4% 수준이다. 절반 이상이 연매출 1억2000만 원 미만을 기록한 것이다.
소공연은 “소상공인들은 장기화된 복합위기 속에 매출이 이렇게 낮은 상황에서 전기료·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출 증가 등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 현 상황을 버티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지로 대출이 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평균 매출이 낮을수록 이자가 낮은 정부정책자금이나 1·2금융권보다, 고이율의 3금융권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았다. 소공연은 “저소득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가 45.9%로 가장 많았다. ‘대출한도 제한에 다른 추가대출 불가’(31.3%),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8.8%) 등이 뒤를 이었다. ‘만기도래’(7.1%), ‘연체로 인한 상환 독촉’(3.3%)도 애로사항을 꼽았다. 소상공인 10명 중 1명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소상공인들은 가장 필요한 금융정책 중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소상공인 금리우대를 통한 이자절감’(51.7%)을 요구했다. ‘대출원금에 대한 장기 분할납부(10~20년 이상) 시행’(45.9%)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3월말 기준 소상공인 대출총액은 1034조 원에 달하는 데 반해, 정부의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지원을 받고 있는 여신은 85조3000억 원으로 전체 대출의 8.25%에 그치고 있고, 이번 실태조사 결과 10%가 넘는 소상공인이 대출 만기도래 및 상환 독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소상공인의 금융비용이 급증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저금리 대출 확대 및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지원대상을 전체 자영업자 대출 등으로 폭넓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