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환자 3명 중 2명은 '의도적 중독'…노출 물질은 '치료물질' 최다

입력 2023-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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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 발표

(자료=질병관리청)
(자료=질병관리청)

독성물질 중독환자 3명 중 2명은 ‘의도적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출 물질은 ‘치료물질’이 가장 많았다.

질병관리청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의 화학물질, 약물, 자연독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환자 발생은 연간 10만 명 내외다. 이로 인한 치료비는 2021년에만 578억1000만 원에 달했다. 이에 질병청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 중이다.

1차년도 보고서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시행한 최초 1년간의 조사 결과다. 2차년도 보고서부터는 당해연도 1월부터 12월까지의 조사 결과를 연 단위로 발표할 예정이다.

1차년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총 5997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의도적 중독(67.2%)’ 비중이 컸다. 발생연령은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이었다. 주요 노출물질은 ‘치료약물(51.5%)’이 절반을 넘었고,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이 뒤를 이었다. 발생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노출 형태는 ‘경구 노출(70.2%)’, ‘흡입 (14.2%)’, ‘물림·쏘임(9.3%)’ 순이었다. 사망한 사례는 5997건 중 102건으로 1.7%였다.

다빈도 노출물질은 중독 의도성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의도적 중독은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20.9%), 졸피뎀(10.9%), 일산화탄소(9.2%) 순이었으나, 비의도적 중독은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순이었다.

연령대별로 10세 미만은 ‘인공독성물질(30.5%)’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모두 비의도적 중독으로, 화장품, 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10대는 치료약물 비중이 80.0%에 달했다.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에 가장 취약했다. 다빈도 중독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21.1%),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였다. 60대 이상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됐는데,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관계 부처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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