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의 꿈' 여야 비례초선, 추석 연휴에도 전국 각지서 민심훑기

입력 2023-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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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맞아 재선 노리는 지역行
전통시장·터미널서 민심 청취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뉴시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뉴시스)

제22대 총선을 반년 앞두고 맞은 추석 연휴. 여야 지역구 의원뿐 아니라 다수 비례대표 의원들도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사실상 지역구 재선 도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이들 중에는 이미 공천에 비교적 유리한 당협위원장직을 꿰찬 의원이 있는가 하면, 자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내부 경선을 노리는 의원도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은 47명이다. 국민의힘 22명, 더불어민주당 16명, 정의당 5명, 시대전환 1명, 기본소득당 1명, 민주당 출신 무소속 2명 분포다. 이 중 국민의힘 3선 권은희 의원과 재선 이태규·정운천 의원을 제외한 44명이 초선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내년 4·10 총선 출마를 결심하고 다음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지역구를 결정한 상태다. 이들은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이어지는 6일간의 추석 연휴를 맞아 각 지역 전통시장과 지하철·버스터미널 등을 중심으로 민심을 들을 계획이다.

국민의힘에선 노용호(강원 춘천갑)·윤창현(대전 동)·전주혜(서울 강동갑)·조수진(서울 양천갑) 의원 등이 이미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노 의원은 전날(27일)부터 이틀간 춘천 내 전통시장에서 지역구민과 소통에 나섰다. 노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27~28일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그 이후에는 개별적으로 지인들과 만날 계획"이라며 "다수당인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비판하는 당원, 시민들의 목소리가 많다. 국민의힘이 더 잘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양천)구민들의 의견은 천차만별인데 요즘은 물가 걱정을 많이 하신다"며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당 현역의원 혹은 당협위원장이 있는 지역이지만 경선을 목표로 지역을 다지는 의원들도 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경기 광명을) 지역구에 사무실을 낸 양이원영 의원은 "시장을 도는 건 기본이다. 다만 전통시장이 없어서 추석 때는 (광명을) 주민이 많이 가는 옆 지역도 찾을 생각"이라며 "민주당 제대로 해라, (이재명) 당대표를 그렇게 해서 되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당 소속 당협위원장(김경진 전 의원)이 있는 서울 동대문을(장경태 민주당 의원)에 자리를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 허 의원은 "지하철, 상가 인사를 주로 다니고 있다"며 "지역에 자취하는 청년도 많아 귀성 인사도 하고 시장에서 밥도 먹을 예정이다. 다음 총선에선 우리 당이 지역을 찾아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이 악재를 맞은 틈새를 파고들거나 분구를 노리는 의원도 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민주당 의원(3선·서울 마포갑) 지역구가 대표적이다. 최승재(국민의힘)·신현영(민주당)·조정훈(시대전환)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합류를 공식화한 조 의원은 "추석 당일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마포에서 보낼 것"이라며 "구민께 무엇이 제일 필요한지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민주당 출신 이상직 전 의원 지역구(전북 전주을)에는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양 의원은 "연휴 전 당원들과 삼천·서부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며 장을 봤다"며 "연휴 기간에는 주로 지역분들께 전화로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이 탈당하자마자 전주에 왔으니 (지역구를 관리한 지) 2년이 넘었다"고 덧붙였다.

분구 가능성이 있는 경기 화성 동탄에 일찌감치 사무실을 마련한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연휴 때 동탄역 등에서 피켓을 들고 귀경 인사를 할 예정이다. 작년에도 했다"며 "매주 시간이 되면 호수공원이나 상가를 돌고 지역 주민 간담회도 자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심상정 의원(4선·경기 고양갑)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이 전부 비례 의원이다. 적은 의석수 탓에 지역구 물색이나 경선 걱정은 비교적 덜하지만, 공천장을 받아도 거대 양당과의 험난한 본선이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출신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지역구(광주 서을)에 도전하는 강은미 의원은 "연휴 때 광주에서 청소노동자를 만나고 행사가 있는 복지관에 들를 예정"이라며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고 광주송정역에서 귀성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서울 마포을(정청래 민주당 의원)에 둥지를 튼 장혜영 의원은 "마포에 어르신께 급식 봉사하는 '보릿고개'라는 곳이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할 때 외에 그곳에서 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출마를 고민하거나 지역구를 정하지 않은 의원도 있다.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에 탈북민이 많다. 이들과 수요일(27일)에 만났다"며 "봉사활동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탈북민 북송을 막는 문제로 정신이 없다"며 "지금 해야 할 일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출마는 고려하고 있지만 유동적"이라며 "이곳저곳 인사는 다니지만 출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례의원의 지역구 확보가 공천이나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부 인재 영입·유력 정치인 전략공천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 20대 국회 비례의원 52명(승계 포함) 중 21대 국회에서 지역구 당선된 사례는 4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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