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중 관계 변화에 따른 위험성은 여전하지만 압도적으로 큰 구매력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프앤에프(F&F)와 더네이쳐홀딩스 등 국내 패션 업체들은 잇달아 중국에서 신규 수주를 늘리고 있다. 중국 매출 확대를 고려해 아예 생산기지를 짓는 곳도 있다.
F&F가 운영하는 스트릿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수프라(SUPRA)’는 최근 중국에서 300억 원 규모 2024년 봄·여름(SS) 신상품을 수주했다. F&F의 중국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첫 주문에서 300억 원 규모를 따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본다.
수프라는 현지 매장 오픈도 준비하며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말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광저우, 베이징 등에 5개 매장이 문을 연다. 연말까지 총 25개 매장을 추가해 내년 말까지 약 200여 개 매장 개점이 목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어패럴 운영사인 더네이처홀딩스도 5월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4월에는 중국 베이징 중심가 메인쇼핑몰 합슨에 프리매장을 오픈했고, 9월 난징과 상하이에 각각 1호점을 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연말까지 매장을 추가로 열어 중국에서 총 7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도 4월 중국 상하이 대형쇼핑몰 글로벌하버에 매장을 열고 중국 공략에 나섰다. 4분기에 3곳 매장을 열어 총 4개점 운영이 목표다. 특히 젝시믹스는 중국 현지에 생산기지도 세울 방침이다. 한국에서 수출시 소요시간이 길어지고 관와 부가세, 물류비 등으로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젝시믹스의 올 2분기 중국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200% 성장했다.
국내 패션 기업들의 중국 시장 공략 주무기는 ‘프리미엄’ 전략이다. 앞서 F&F의 스포츠 브랜드 MLB가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구축,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MLB는 작년에만 중국에서 1조 원의 매출을 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매장을 난징 더지플라자, 베이징 타이쿠 리 산리툰 등 명품 브랜드가 몰려 있는 주요 프리미엄 상권에 연 것도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 소매 시장 회복세도 긍정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매 판매는 3조7933억 위안(약 693조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늘었다. 국내 패션업계는 중국은 과거 한한령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등으로 리스크가 큰 동시에 구매력이 커, 놓칠 수 없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이다. 엔데믹으로 이후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