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3% 지분으로 그룹 장악…‘롯데·장금상선’ 해외계열사 통해 지배력↑

입력 2023-10-03 12:00 수정 2023-10-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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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연합뉴스)

총수 있는 집단 내부지분율 올해 처음 60% 넘어
사익편취 규제대상 900곳…전년대비 65곳 늘어

재벌그룹 총수 일가가 3%대의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장금상선 등 일부 재벌그룹은 국외계열사를 통해 국내 핵심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총수 일가가 해외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5월 1일 지정된 9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소속회사 3076곳의 주식소유현황 분석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이중 총수 있는 72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1.2%로 전년보다 1.3%포인트(p) 증가했다. 이들 집단의 내분지분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내부지분율은 계열회사의 총발행주식 중 동일인(그룹 총수)과 친족,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임원 등 동일인 관련자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자사주 포함)을 말한다.

그러나 내분지분율 중 총수 일가(총수 및 친족) 내부지분율은 3.6%로 전년보다 0.1%p 줄었다. 총수 지분율은 전년(1.7%)과 같았고, 친족 지분율(1.9%)은 0.1%p 감소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 일가는 총수 있는 72개 집단 소속회사 2889곳 중 609곳(전체의 21.1%)의 지분을 보유했으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10.6%다.

이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가장 낮은 집단은 두나무로 0.21%에 불과했다. 이어 HD현대(0.47%), 카카오(0.51%), SK(0.51%), 장금상선(0.63%) 순으로 지분율이 낮았다. 반대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한국타이어(43.3%)다.

72개 총수 있는 집단 중 13개 집단의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국외 계열사는 43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총수 일가가 100% 지분 보유한 국외계열사는 27곳(10개 집단 계열사)이다.

특히 롯데, 장금상선, 코오롱, 중앙, 오케이금융그룹 등 5개 집단 소속 11개 국외계열사는 국내 계열사를 직·간접 출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접출자는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국외계열사의 주식을 하나 이상의 국외계열사 간 출자로 연결해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롯데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 21개 국외계열사가 부산롯데호텔, 호텔롯데 등 13개 국내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하고 있다. 롯데의 국외계열사 지분의 합이 50%를 초과하는 국내 계열사는 부산롯데호텔(99.9%), 호텔롯데(99.3%), 롯데물산(65.4%) 등 5곳이다.

장금상선의 경우 동일인(정태순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국외계열사가 국내계열사 중 최상단회사인 장금상선에 직접 출자(83%)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인이 장금상선 지분 일부(17%)만 보유하고, 국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비영리를 추구하는 공익법인을 활용한 계열 출자도 늘었다. 올해 총수 있는 집단의 계열출자 공익법인 수는 79곳으로 전년보다 7곳 늘었다. 이에 따라 공익법인에서 출자한 회사(138곳)도 6곳 늘었다

국외계열사를 통한 핵심 국내계열사 지배와 공익법인 활용 계열 출자 증가는 총수 일가가 해외 계열사, 공익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2021년 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담긴 국외계열사 현황 공시, 공익법인 공시 의무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의 국외계열사, 공익법인을 통한 편법적 지배력 확대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올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총수 일가 20% 이상 지분보유 회사 및 그 회사가 50% 초과 지분보유 회사)는 총 900곳으로 전년보다 65곳 증가했다. 이는 신규 지정집단에서 규제대상 회사가 대폭 증가(107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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