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고공행진…국내 증시 찬물 끼얹나[고금리 뉴 노멀]⑤

입력 2023-10-04 15:48 수정 2023-10-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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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AP)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AP)

국내 증시가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에 무너졌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자 주식시장이 둔화한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2.47% 하락한 2404.09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또한 3.91% 하락한 808.1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9월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250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지수는 2400선으로 내려앉았고, 900선을 유지하던 코스닥지수는 한 달간 9.41%나 하락하며 800선으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이유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폭등해서다. 일반적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높은 국채에 자금이 쏠리면서 증시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3일(현지시각)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했다. 같은 시각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또한 4.95%를 기록해 5% 돌파를 코앞에 뒀다. 두 장기채 국채금리 모두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점도 증시의 하방 압력에 힘을 보탰다. 고금리가 지속하면 자금조달비용이 올라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니, 증시도 하락하는 셈이다.

앞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은 5%대 고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FOMC에 참여한 연준 위원 19명 중 12명은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내 추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심지어 이들의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는 내년 최종금리 금리 전망치를 기존 4.6%에서 5.1%로 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이 같은 흐름에 이미 미국 증시도 일제히 조정을 겪고 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 거래일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2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7%, 나스닥지수는 1.87%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 부진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과 비중 축소로 ‘물타기’를 고려할 수 있는 가격 레벨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금리 상승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리 정점 통과 전까지는 할인율과 환율 부담으로 외국인의 수급 공백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상‧하원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내년도 최종 예산안 합의일을 미뤘다. 다만 다음 달 17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또다시 셧다운 위기에 처할 수 있어 증시에서도 위기감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10월 실적 시즌을 맞아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대비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은 10조 이상 레벨업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내년 하반기 실적 전망 하향조정 폭과 강도에 따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EPS) 상승세가 주춤해지거나 하락하면서 코스피 반등세에 제동을 걸고 상단을 제어할 수 있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10월은 수시로 매크로가 유발하는 변동성에 노출될 전망이나, 10월에는 실적 시즌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9월 수출이 -4.3%로 전월(-8.3%) 및 컨센서스(-9.1%)를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개선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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