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두 달여만에 최대폭 급등…“상단 1400원 진입도 예상”

입력 2023-10-04 16:06 수정 2023-10-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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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원·달러 환율, 14.2원 오른 1363.5원 마감
개장 동시에 1360원대 진입 후 등락 반복
전문가 “美 국채 금리 급등 영향 커…당국 개입 경계감 상존”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이 두 달여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영향이 컸다. 시장 전문가들은 14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2원 오른 1363.5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최고치이며, 올해 8월 2일(1298.5원)에 14.7원 급등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60원으로 개장한 이후 줄곧 136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장초반 1350원대로 내려앉으며 상승폭을 축소했으나, 이내 1360원대로 재진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 달러화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고,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단 전망치는 1370~1400원까지 예상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건 미국채 금리고, 미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채 금리가 언제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채 금리만 진정되면 여기서 당장 꺾여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 미국채 금리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조금 더 올라갈 여지는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1370원대까지도 가능은 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도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그렇고 매파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달러 강세 압력은 여전히 유지될 수 있다”며 “다만 연휴 동안에 나왔던 재료를 생각해 봤을 때 이 정도(1360원대) 구간에서 어느 정도 제한됐던거는 고무적이라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선은 1360원을 1차 상단 저항선으로 볼 수 있고, 1차 상단이 뚫렸을 경우 2차는 1400원까지는 열어두고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그 이상을 뛰어 넘는 유의미한 상승세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 역시 “미국 연준의 매파스탠스가 거론되면서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분명히 상존하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게 결국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경계심리가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이날 주재한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이러한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무래도 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서 당국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러한 부분은 시장 심리에 일부 영향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 역시 “아무래도 이제 구두 개입을 진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국 경계심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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