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터넷 잡아라…각국, 총성 없는 패권 전쟁 [웹3.0 창조적 파괴]

입력 2023-10-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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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0-04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코인 거품에 가려졌던 ‘차세대 인터넷’ 기술적 가치 주목
미국, VR·개발엔진 등 서비스 확대
유럽, 세계 최초 가상자산 규제안 가결
중국, 국가주도 블록체인 인프라 확충 초점
홍콩, 웹3.0 기술로 ‘금융허브’ 지위 탈환 목표

▲홍콩의 한 건물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자산(가상화폐) 그림이 그려져있다. 가상자산은 웹3.0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다. 홍콩/AP뉴시스
▲홍콩의 한 건물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자산(가상화폐) 그림이 그려져있다. 가상자산은 웹3.0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다. 홍콩/AP뉴시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터넷 시스템 ‘웹3.0’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코인 시장 거품에 가려졌던 웹3.0의 기술적 가치와 가능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신기술에 대한 영향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웹3.0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21년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블록체인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게 됐고, 높아진 관심은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웹3.0으로 옮겨가게 됐다. 웹3.0은 가상자산과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와 NFT는 둘 다 웹3.0 기술을 활용해 가상세계를 만들고, 이곳에서 가상부동산, 대체 불가한 디지털 아트를 만들고 소유하는 개념이다. 웹3.0이 ‘차세대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루나·테라 코인 사태 이후 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맞물려 한때 붐을 일었던 메타버스와 NFT에 대한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시장에서 책정하는 웹3.0에 대한 가치와 전망도 흔들리게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초기 도입 단계의 거품이 꺼진 이후 웹3.0 생태계가 오히려 대중화된 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래학자인 버나드 마(Bernard Marr)는 올해 5월과 8월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웹3.0 기술은 블록체인이 핵심인데, 블록체인은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 채택되고 있다”면서 “웹3.0은 이용자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이고 풍부하고 현실적인 온라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국도 웹3.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빅테크를 앞세워 오랜 기간 웹2.0 시대의 패권을 쥐고 있던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가상자산의 책임 있는 개발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제도정비에 본격 착수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인프라에 투자하는 ‘EU의 디지털 10년 정책프로그램’을 승인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 2018년 설립된 유럽 블록체인 서비스 인프라(EBSI)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 4월 유럽의회가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규제법안(MiCA)을 의결, 2025년 1월부터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도 2020년 출범한 ‘국가 주도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확장 중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탈중앙화’된 민간 가상자산 거래는 전면금지하면서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는 속도를 내는 이유에는 국가 주도로 웹3.0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 별개로 웹3.0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7월 웹3 생태계 구축과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웹3.0을 통해 국제금융 허브 지위를 되찾겠다는 의도다. 주요 정부 인사는 물론 유명 금융 기술기업들의 임원들이 TF 멤버로 참여했다. 특히 단순히 가상자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다른 웹3.0 기술 분야 혁신을 적극적으로 촉진할 계획이다.

빅테크도 웹3.0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영향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웹2.0를 대표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처럼 웹3.0 시대에서도 대중화 요소를 가진 ‘킬러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가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메타다. 2021년 10월 페이스북이었던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웹3.0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타는 2014년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가상현실(VR) 기기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웹3.0 개발자를 위한 ‘블록체인 노드 엔진’을 출시했다. 스타트업들이 개별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노드(Node)’를 구축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가 쉽지 않은데 이를 해결해주겠다는 의도다.

애플도 혼합현실(MR) 헤드셋 출시를 통해 기존 애플 생태계와 웹3.0 기술 접목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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