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판도 바꾼 드론…“미국 군사적 우위 위협받아”

입력 2023-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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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탱크·장갑차 공격보다 효율성↑
FPV 드론, 저렴하지만 효과 강력해
우크라 드론 공세로 초기 열세 뒤집어
러시아도 맞불 놓으면서 대반격 ‘시들’

▲2023년 8월 15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FPV 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바흐무트(우크라이나)/AP뉴시스
▲2023년 8월 15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FPV 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바흐무트(우크라이나)/AP뉴시스
프로펠러가 4개인 쿼드콥터 드론부터 수백 마일을 비행하고 몇 시간 동안 목표한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 장거리 항공기까지 수천 대의 드론이 최전선을 따라 공중에 떠다니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꿔놓고 있다. 드론의 등장으로 탱크·장갑차의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전장에서의 기술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드론의 존재감은 주요 격전지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경제·효율 측면에서 탱크나 장갑차를 이용한 공격보다 드론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은 WSJ에 “(드론을 이용하면) 탱크나 병력 대열은 3~5분 이내에 발견할 수 있고, 이후 3분 이내에 공격할 수 있다”며 “탱크와 병력이 이동하는 중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을 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를 훈련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 참전 용사 브래들리 크로포드도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와 같이 한 번에 수 킬로미터의 면적을 차지하는 대규모 장갑차 공격은 사라졌다”며 “이제는 드론이 매우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됐다”고 강조했다.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비싸지 않지만 효과는 강력하다는 것이다. 드론은 장갑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정확성과 속도를 갖추고 있어 신형 전차와 곡사포도 무력화할 수 있다. 실제로 올여름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FPV 드론은 일반 155mm 포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 최신 전차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데 비해 FPV 드론은 약 3000달러 정도다.

우크라이나 보안국 특수작전센터 ‘A’ 부대는 FPV 드론을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부대 중 하나다. A 부대는 올해 6월부터 FPV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탱크 113대, 전차 111대를 공격해 700여 명의 러시아 군인 사상자를 냈다. A 부대 소속 드론 조종사는 “우리가 비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바흐무트가 꽉 막혀 있었다”며 “지금 바흐무트의 모든 도로는 텅 비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드론이 우크라이나의 병력에 크게 기여해 왔지만, 러시아도 서둘러 드론을 활용하며 우크라이나를 빠르게 따라잡았다. WSJ은 “러시아의 드론 수와 공격 능력 모두 빠르게 증가했다”며 “러시아는 때때로 우크라이나의 능력을 능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드론 부대의 공격에 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 드론에 의해 쉽게 포착됐다. 우크라이나의 포병과 미사일, 탱크가 러시아 드론의 목표물이 됐으며 우크라이나 군대는 서방의 예상만큼 힘을 쓰지 못해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은 올여름 우크라이나 대반격과 같이 대규모 장갑차와 탱크를 동원한 연합 군사훈련이 더 이상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드론의 등장으로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이 생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압도적인 세계 1위 군사강국인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대의 필립스 오브라이언 전략 담당 교수는 WSJ에 “훨씬 더 적은 비용이 드는 드론으로 더 비싸고 무거운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다면 사실 양국 간 전력 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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