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공약 철회하고 멕시코 국경장벽 추가한 이유

입력 2023-10-06 13:23 수정 2023-10-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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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건설에 세금 안 쓴다” 공약 철회
“예산 못 바꿔…부득이한 결정” 해명
내년 대선 앞두고 "표심 겨냥" 해석도
장벽 세웠던 트럼프 “빨리 사과하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비난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을 철회하고 장벽을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우려해온 일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국경에 최장 20마일의 새로운 장벽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21년 1월 대통령 취임 직후 “더는 납세자들의 세금을 국경장벽 건설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대비되는 조치다. 당시 국경 정책을 관할하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이 행정부는 첫날부터 국경장벽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몇 년 새 정책은 뒤엎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장벽 설치가 효과가 있느냐’는 물음에 “아니다”라고 답하면서도 “국경장벽 관련 예산을 다른 목적으로 전환해달라고 의회에 요구했지만, 거부되면서 부득이한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단순히 예산 때문이 아닌 내년 대선을 바라본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들어 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고 미국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표심 잡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장벽 추가 소식에 멕시코는 즉각 반발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장벽을 건설하지 않던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었다”며 “국경장벽 건설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한 걸음 후퇴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주 얘기했듯이 수천 년 동안 지속해서 작동해온 것은 바퀴와 벽, 두 가지뿐”이라며 “입장을 바꾸는데 너무 오래 걸린 것에 대해 바이든이 나와 미국에 사과할 것인지... 사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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